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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이날 오후 일본은행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장단기 금리 조작을 포함해 현상 유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대규모 금융완화책 유지를 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BOJ가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 2%의 안정적 달성에 대해선 “더욱 시간이 걸린다”면서 “하락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느리다”고 말했다.
일본의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4%로 전월(3.1%)보다 높아졌다. 우에다 총재는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가격 전가 현상이 완화되면서 올해 중반까지 물가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업의 가격 책정 행태와 관련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가격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해외 경제와 자원 가격 동향 등에 따른 불확실성도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일본 내 임금인상도 확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춘계 임금협상(춘투)을 통한 임금 상승률은 30년 만의 최고 수준인 3.66%를 기록했다. 다만 실질 임금은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어 물가와 임금 인상 영향에 대해 판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BOJ의 입장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우에다 총재는 임금 인상에 대해선 춘투의 영향이 “여름철까지 실제 연봉에 반영될 것”이라며, 노동시장의 수급 변화 등으로 “(임금은) 기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닛케이는 “BOJ는 임금 인상이 2024년의 춘투에서도 계속될지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며 “임금 인상 기조가 강하다는 것을 확인해야 이른 시일 내에 정책 수정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현재 일본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핵심인 YCC(수익률제어곡선) 정책의 수정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제대로 비교 고려하면서 정책을 결정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서프라이즈가 발생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우에다 총재는 취임 직후인 지난 4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990년대 후반 이후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YCC도 그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BOJ의 대규모 완화 정책 유지 결정에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141엔대를 기록하며 전날에 이어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유로당 엔화 역시 154엔 선을 넘어서며 2008년 9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우에다 총재가 두 번째로 주재한 통화정책결정회의였다. BOJ는 이날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