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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ECB 총재 "달러·엔 조정 늦었지만…건강한 영향 미칠수도"

방성훈 기자I 2024.08.07 15:21:04

"美·유럽·세계 경제에 긍정적 요소 여전히 존재"
"늦었지만 건전한 조정일지도…공황에 빠지지 말아야"
美경기침체 우려엔 "당황할 이유 없어" 일축
"연준, 50bp 고민할수 있지만, 지표는 뒷받침 안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달러·엔 환율 조정 시기가 너무 늦었지만, 시장에 건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및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지낸 장-클로드 트리셰는 6일(현지시간) CNBC ‘스쿼크박스 유럽’에 출연해 “이것(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강세)은 늦었지만 건강한 조정으로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CNBC는 트리셰 총재가 언급한 조정은 자산 또는 지수의 가치가 10% 이상 하락해 장기 추세에 더 가까워지는 것을 뜻한다고 부연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전(前)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AFP)


트리셰는 “일본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선 것,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실망스러운 미국의 일자리 데이터가 겹치면서 지난 2일과 5일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달러·엔 환율 조정은 이미 늦었지만, 이들 세 요인이 조정을 촉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그는 “모두가 엔화 가치가 적절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엔캐리 트레이드가 (너무) 오랜 기간 매우 활발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정은 어떤 면에서는 건전한 조정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물론 우리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아마도 (조정) 시기는 늦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 유럽,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요소가 여전히 존재하며, 공황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정당화한다. 현 시점에선 시장 전반이 공황상태에 빠지지 않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트리셰는 또 예상보다 약한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가 촉발한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서도 “당황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며 “7월 미국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여전히 성장 영역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미 금융시장은 경기침체 우려를 앞세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트리셰는 “연준이 25bp와 50bp 인하 사이에서 주저하고 있을 수는 있겠지만, 현재 지표는 긴급한 금리인하를 뒷받침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연준이 그런 요소(긴급한 금리인하)를 제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많은 경제지표가 더욱 명확한 그림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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