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내년 마약안전장비 예산 38% 삭감
이외 마약류 범죄 수사 예산 항목 대부분 동결
대통령 "마약과의 전쟁" 강조 무색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내년도 경찰의 마약 안전 장비 예산은 38%나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범죄 증가로 당국 단속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늘고 대통령도 “마약과의 전쟁”을 여러차례 거론한 것과 대조됐다.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7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경찰 지원 장비를 체험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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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행정안저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마약류 범죄 수사 관련 예산 현황’에 따르면 내년 마약 안전 장비 예산은 1억8700만원으로 올해 3억300만원보다 38%나 줄었다.
안전장비 예산은 간이시약검사, 소변 채취 시 사용하는 니트류 장갑, 마약탐지기, 마스크 등을 구매하는데 들어간다.
사이버 마약 수사 노트북 지급 예산 역시 각 팀 기지급을 이유로 내년 예산이 1억500만원에서 3100만원으로 삭감됐다.
이밖에 가상 자산 추적 시스템(9억3500만원), 간이시약기(3억7200만원) , 국제회의 개최(3400만원), 국제회의 참석(6500만원), 해외 선진 마약 교육(6100만원) 등 항목은 동결됐다.
|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서울경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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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예산 삭감은 최근 마약 사범 증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마약 감정 의뢰 건수도 폭증하는 상황 등과 동떨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국과수 마약 감정의뢰 건수는 7만6559건으로 2019년 6만3636건, 2020년 6만5561건보다 크게 늘었다.
이는 윤희근 경찰청장이 마약 범죄 등에 대한 강력 단속 의지를 밝힌 것이나 대통령이 직접 마약 범죄 근절을 여러차례 강조한 것과도 대조됐다.
윤 대통령은 이달 초 “마약과의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며 관련 범죄 대응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고, 21일 경찰의날 행사에서도 이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축사에서 “어느새 우리 주변으로 깊이 침투하고 있는 마약 범죄 역시 마약사범이 연소화되고, 초범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기민한 대응을 통해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해달라”고 경찰에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