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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선박왕 “봉쇄 지속되느니 이란에 통행료 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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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6.03 16:02:36

해운 재벌 마리나키스, 공개 발언
“최근 수년 중동 긴장에 선주 추가 비용 부담”
종전 합의 대비도…“근거리서 바로 진입 준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그리스 해운 재벌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될 수 있다면 이란에 통항료를 낼 준비가 돼 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대다수 업계 인사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이 유지돼야 하며 통행료 징수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발언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는 이날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사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 콘퍼런스에서 “설령 우리가 (이란에) 통행료를 내야 한다고 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이 지속적으로 봉쇄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캐피털 마리타임 그룹은 185척의 선박과 약 35척의 유조선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영국 축구클럽 노팅엄 포레스트와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그리스 해운 재벌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사진=AFP)
마리나키스는 “중동 지역 긴장으로 인해 선주들이 수년 간 추가 비용을 부담해왔다”며 홍해에서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선박을 공격해 선박들이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발생한 비용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내게는 화물 규모나 선박 크기에 따라 10만 달러 또는 20만 달러를 내는 것이 이 모든 번거로움을 겪는 것보다 낫다”면서 “그 돈이면 지금까지 발생한 모든 피해를 보상하는 데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마리나키스의 이런 발언은 해운업계의 다른 해운사 및 기업들과 차이가 있다. 그리스 또 다른 억만장자 선주 조지 프로코피우는 전쟁 발발 이후 자신의 선박들이 여러 차례 해협을 통과했다면서 “세계에는 많은 해상 병목 지점이 있기 때문에 누구도 통행세나 그 밖의 어떤 부담도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관리한다는 명분으로 이른바 ‘페르시아만 해협 관리청’(Persian Gulf Strait Authority·PGSA)을 지난달 신설했다. PGSA는 해협 일대에 통제 해역을 설정하고 통제 해역을 경유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은 반드시 사전 조율을 거치고 공식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부 선박의 경우 통항시 최고 200만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PGSA와 이에 협력하는 모든 개인 또는 단체를 ‘특별지정국민 및 차단대상’(SDN)에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마리나키스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에 대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비해 일부 선박을 상당한 할인된 운임으로 운항하게 하고 있으며, 이 선박들이 해협에서 불과 3~4일 항해 거리 안에 머물다가 합의가 이뤄지면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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