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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비가 산불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강수량이 적기 때문이다. 2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남 남해안 5~20㎜ △부산·울산·경남 내륙 및 경북 서부 내륙 5~10㎜ △대구·경북(서부 내륙 제외) 및 울릉도·독도 5㎜ 미만 △전라권 5~20㎜ △충청권 5~20㎜ △강원 영서 5~10㎜ △강원 영동 5㎜ 미만 △수도권 5~20㎜ △제주도 5~30㎜이다.
다만 산불발생 지역의 실효습도가 오를 경우 화재 진압이 수월해질 가능성도 있다. 정성철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연구관은 “비가 5㎜ 정도 내리면 실효습도가 오르고, 연기와 안개가 가라앉기 때문에 헬기 동원과 지상 진압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기 중 실효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낙엽의 수분 함유량이 감소해서 불이 빠르게 번질 수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수분 함유량이 15% 이하인 낙엽은 35%인 낙엽과 비교했을 때 발화율이 약 25배 높다.
문제는 26~27일 이후 한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28일까지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빠져나가고, 그 뒤로 서쪽에서 접근하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말까지 추가 강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후에도 뚜렷한 비 소식은 없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비가 그친 뒤에는 바람이 다시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에 비가 그친 뒤 북서쪽에서 찬 성질의 고기압이 남하하면서 그동안 남서풍으로 불던 바람은 북풍에 가까운 북동풍으로 방향을 바꿀 전망이다. 이때 북쪽의 고기압과 남쪽의 저기압이 가까워지고, 그 사이로 바람이 통하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풍속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또 산불이 난 지역은 뜨거운 공기가 위로 빠르게 상승하고, 빈 공간에 주변 공기가 유입되면서 돌풍이 발생할 수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은 이날 오후부터 바람이 강해지기 시작해 순간풍속 시속 70km(초속 20m) 내외로 부는 곳이 있다고 예보됐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금 일기도를 보면 오늘과 내일 내리는 비는 강수시간이 짧고, 전선 자체가 산불이 난 지역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지금은 자연에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가 오고 나면 북동풍이 불기 때문에 이번에 불을 못 끄면 산불이 인구가 많은 남쪽으로 내려올 것이다”며 “오늘과 내일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