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건의에 "더 잘하라는 질책"…사퇴 또는 해임 일축
4일부터 국정감사…5일 한-엘살바도르 외교장관회담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은 30일 자신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상황에서도 외교장관 업무를 수행했다. 박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일정 전반이 ‘외교 참사’였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한 뒤 “야당의 질책은 국익 외교를 더욱 잘해 달라는 차원에서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사퇴 또는 해임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 박진 외교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주한중남미대사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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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장관은 해임 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날인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 출근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먼저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착잡한 심정이 들었다”며 “야당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 순방이 외교 참사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저는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대통령 부부가 정중하게 조문했고, 유엔총회에선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비전에 대해 전 세계 각국 대표단 앞에서 천명하고 큰 박수를 받았다”며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비롯한 세계 주요 지도자들과 우리 대통령이 만나서 정상들 간에 의미 있는 대화를 했다”고 외교 성과를 나열했다.
박 장관은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하나의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아 대한민국 국익 외교를 위해 제가 가진 모든 능력과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해 해임 또는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장관은 해임건의와 별개로 외교장관으로서 업무수행을 차질 없이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제 그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주한 중남미대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올해는 한국과 중남미 관계를 한 단계 도약, 발전시킬 수 있는 적기”라며 양측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또한 “한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제사회 외교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지금, 중남미 지역과의 상생·번영을 위한 협력 강화는 현 정부의 중요한 정책 목표”라고 덧붙였다. 내달 5일에는 한-엘살바도르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내달 4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도 차질 없이 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