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과 한국노동연구원은 25일 ‘인구감소의 노동시장 영향과 대응과제’ 세미나를 개최해 이같이 진단했다.
한경협 정철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인구감소는 노동력의 절대적인 감소를 의미하며 기업의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숙련 노동자 부족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혁신 저하 및 생산성 하락을 야기한다”며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노동공급 확대 등 인구감소 문제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축사를 진행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제는 ‘인력 미스매치’ 시대가 아니라 ‘인력 부족’ 시대가 도래했다”며 “경제 전반 및 기업 차원에서의 적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력 부족 시대에 인력·인재 유치를 위해서는 여성과 외국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하며 기업들도 가족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인사 노무관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미나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수급 전망과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특징을 개괄하고,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에 대비한 대응 과제에 대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이철희 서울대학교 교수는 2022년부터 2042년까지 각 산업의 전체 20~74세 취업인력 규모(노동공급량) 변화에 대한 추정 결과 발표를 통해 노동공급 변화가 산업별로 큰 편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교수는 향후 20년 동안 인구변화로 인해 노동공급이 가장 많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산업으로 △음식점 및 주점업(66만9426명 감소) △소매업(자동차 제외)(61만6명 감소) △도매 및 상품 중개업(23만7255명 감소)을 제시했다. 한편 △사회복지 서비스업(29만1823명 증가) △건축기술·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9만5148명 증가) △창고 및 운송관련 서비스업(4만73명 증가) 등에서는 향후 20년간 노동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인구변화 충격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과 장년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여성의 경력단절 완화, 중장년층의 건강 및 인적자본 질의 개선, 퇴직 이후 일자리의 부합성 제고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최세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의 30·40대 여성 인적자본 수준과 노동시장 참여 특징에 대해 발표했다. 최 연구위원은 최근까지도 자녀가 있는 여성의 취업확률이 현저히 낮고 2010년 초반에 비해 배우자 소득이 기혼 여성의 취업확률에 미치는 영향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유연근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의 경우, 자녀가 있는 여성 관리자가 자녀가 없는 여성 관리자에 비해 근속의향과 커리어 목표를 높게 세울 가능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기업이 유연근무를 활성화할 경우 커리어 목표가 높은 양질의 여성 인재 유치와 지속적 성장을 유도하는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게 최 연구위원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