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는 현재 국내 1위 보톡스 업체인 휴젤에 대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보톡스 제품을 중국에 수출했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사중인 상황에 대해 해당 업체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힐수는 없지만, 모 보톡스 업체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보톡스 제품을 판매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출하승인은 보건위생상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 백신, 혈액제제, 항독소 등에 대해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를 위해 시중에 유통시키기 전에 국가에서 시험 및 서류검토를 거쳐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는 제도다. 만약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국내에 의약품을 판매할 경우 약사법 위반으로 품목허가 취소 대상이 된다.
지난해 12월 휴젤(145020)을 검찰에 고발한 당사자는 중국에 휴젤에서 제조한 보톡스 제품을 수출해온 도매업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도매업체는 고발장에서 “휴젤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는 보톡스 제품을 고발인등 무역상에게 판매했다”고 고발 사유를 적시했다. 이 도매업자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대부분 국내 보톡스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관행적으로 중국에 제품을 수출해왔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중국에 제품을 수출한 혐의로 이 회사의 주력제품인 메디톡신과 코어톡스에 대해 품목 허가 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메디톡스(086900)는 “도매업체에 공급해온 보톡스 제품은 수출물량이어서 국가출하승인이 필요없는 사안이다”면서 식약처의 처벌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는 현재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결정을 무효로 만들기 위해 맞소송을 벌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 메디톡스 뿐 아니라 대부분 보톡스 업체들이 중국수출은 도매상을 거쳐 진행해왔다”면서 “이들 업체 모두 중국 수출 제품은 국가출하승인이 필요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관행적으로 해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보톡스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휴젤, 메디톡스를 포함해 휴온스, 종근당, 파마리서치바이오, 제테마. 프로톡스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도매상들은 휴젤외에도 추가로 주요 보톡스 업체들에 대해 국가 출하승인없이 중국에 보톡스 제품을 수출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식약처는 국가 출하승인없이 불법적으로 보톡스 제품을 수출한 업체들에 대한 고소,고발장이 접수되면 곧바로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중국에 수출한 혐의로 품목허가를 취소당하는 보톡스 업체들이 대거 발생할수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수출한 보톡스제품이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식약처가 품목허가 취소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업계는 “수출제품에 대해서는 국가출하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기에 그동안 관행적으로 승인없이 수출을 해왔다”면서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조치는 과도한 처벌이다”고 항변하고 있다.
반면 식약처는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보톡스 제품을 국내 도매상에게 판매한 것은 분명한 약사법 위반으로 품목허가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식약처는 도매상에게 공급한 제품이 국내 판매 목적이 아닌 수출용일 경우 약사법 위반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대해 면밀하게 법률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