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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지난 6월부터 A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고, 지난 10월 13일 A양 등 쪽에 강한 힘을 가해 A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부검 결과 A양은 소장과 대장, 췌장 등 장기가 손상돼 있었으며, 복강 내 출혈과 광범위한 후복막강 출혈로 말미암은 복부손상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사망 당일 A양이 찍힌 동영상과 ‘쿵’ 소리가 들렸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 범행 현장에 외부인 출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B씨 폭행으로 A양이 숨지게 됐다고 결론 내렸다. A씨는 ‘아이가 밥을 먹지 않아 화가 나 배를 손으로 때리고, 아이를 들어 올려 흔들다가 떨어뜨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A양 온몸엔 장기간 학대의 흔적으로 보이는 골절 흔적도 발견됐다. 검찰은 후두부, 좌측 쇄골, 좌·우측 늑골, 우측 척골, 좌측 견갑골, 우측 대퇴골 등의 골절 흔적들은 발생 시기가 달랐으며, A양 옆구리와 배, 다리 등 전신에 피하 출혈도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C씨에 대해선 지난 3월부터 약 8개월간 A양이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해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임한 혐의를 적용했다. C씨는 B씨에게 학대 암시 문자를 받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깊은 고민 없이 친딸과 터울이 적은 여아를 섣불리 입양했다”면서 “A양을 입양한 뒤 양육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 피해자를 학대하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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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과거 A양이 학대를 당하는 것 같다는 의심 신고가 세 차례나 있었음에도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A양을 해당 양부모에게 돌려보내 대처가 안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서울지방경찰청은 학대의심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된 조처를 하지 않은 양천경찰서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고, 사건 처리와 관계된 경찰 12명을 징계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 결과와 함께 아동 학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과 개선방안도 건의했다. 검찰은 “대학교수와 아동보호전문기관, 입양기관, 사법경찰관 등과 함께 ‘아동 학대 사건 관리 회의’를 열어 아동 학대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며 “의료기관 간 아동 학대 의심 환자에 대한 과거 진료기록 공유, 아동 학대 범죄 수사와 피해자 지원에 관한 원스톱 시스템 마련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아동 학대 관련 신고의무자 고지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입증 등의 문제로 실무상 아동 학대 신고 의무 불이행에 대한 과태료 부과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신고 의무자에게 사후적으로 ‘아동 학대가 인정됐다, 신고의무 있다’는 취지의 고지를 해 신고 의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