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22일 07시0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정밀의료 유전자 진단 전문기업 디시젠이 자체 개발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유방암 예후예측 다유전자 검사 ‘온코프리’(OncoFREE)의 국내 임상 현장 공급을 본격화한다. 기존 고가의 외산 진단키트가 독점하던 시장 판도를 빠르게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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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료기술평가 유예 고시 완료… 11월 1일부터 비급여 처방 시작
최근 업계에 따르면 온코프리가 최근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최종 선정돼 관련 행정 고시를 마쳤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국내 주요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처방이 가능해진다.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는 안전성이 입증된 기술을 조기에 임상에 도입하도록 돕는 장치다. 평가를 유예받은 기술은 2년 동안 비급여로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임상 근거를 추가로 축적하는 기회도 얻는다.
이번 고시 완료에 따라 환자들은 실손의료보험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는 의료진 처방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결정적 요인이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의 원내 진입 절차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회사는 향후 선별급여 지정과 정식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한 절차도 함께 밟아 나갈 계획이다.
김홍섭 디시젠 대표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선정에 따른 보건복지부 고시가 확정돼 내달부터 임상 적용이 본격화된다”며 “국내 대형 병원 유방암 전문의들의 처방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이번 온코프리의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통과를 두고 본격적인 ‘실적 퀀텀점프’의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서 선진입 트랙을 통해 비급여 처방 코드를 확보한 뒤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낸 성공 사례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선례는 의료 인공지능(AI) 전문기업 뷰노(338220)다. 뷰노의 AI 기반 심정지 예측 솔루션 ‘뷰노메드 딥카스’(DeepCARS)는 2022년 AI 기반 의료기기 중 국내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로 지정되며 상급종합병원 대상 비급여 처방의 길을 열었다.
지정 직전인 2021년 22억원 수준이던 뷰노의 연간 매출은 선진입 지정 첫해인 2022년 83억원으로 270% 이상 급증했다. 이어 2023년 133억원을 기록한 뒤 대형병원 80여 곳에 도입된 2024년에는 매출 250억원을 돌파하며 분기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비급여 처방 환경과 맞물린 병상당 일 단위 과금 구조가 안정적인 반복 매출(ARR)을 창출한 결과였다.
피부미용 및 치료용 의료기기 전문기업 제이시스메디칼(287410) 역시 신의료기술 제도를 성장 발판으로 삼았다. 고주파(RF)를 이용한 조직 응고 및 치료 기술이 신의료기술 평가를 거쳐 로컬 병·의원에 비급여 항목으로 안착하면서 외형이 급격히 불어났다.
2019년 368억원이던 연매출은 국내 비급여 시술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1년 813억원, 2022년 1165억원, 2023년 1430억원으로 4년 만에 4배 가까이 폭증했다. 장비 판매를 넘어 비급여 시술 1건당 소모되는 일회용 팁의 지속적인 재구매가 맞물려 20~3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확립했다.
디시젠의 온코프리 역시 이들과 동일한 성장 궤적을 그릴 것으로 관측된다. 유방암 환자가 수술 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예후 검사 특성상, 비급여 및 실손보험 적용에 따른 진입 장벽 완화는 즉각적인 원내 처방 건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회성 판매에 그치지 않고 환자 검체 접수 때마다 반복적인 진단 매출이 발생하는 고수익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도 실적 신뢰도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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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 검사 대비 절반 비용… 신속한 TAT로 환자 혜택 극대화
온코프리의 가장 큰 강점은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빠른 분석 속도다. 현재 국내 임상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미국산 1세대 검사는 검사비가 건당 약 420만원 수준에 달한다. 환자에게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을 안겨 왔다.
디시젠은 온코프리의 공급 가격을 미국산 외산 검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책정했다. 국내 실손보험 혜택까지 더해지면 환자의 실질 자부담액은 더욱 줄어든다. 환자들은 고비용 부담 탓에 예후 검사를 망설이던 고민을 덜게 된다.
분석 턴어라운드 타임(TAT)도 대폭 단축했다. 외산 검사는 환자의 암 조직 검체를 미국 본사 검사실로 보내야 한다.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통상 2~3주가 걸린다. 환자는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 시행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불안한 대기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반면 온코프리는 국내 검사실에서 자체 NGS 플랫폼을 통해 검사를 수행한다. 조직 접수 후 1주일 안팎이면 최종 분석 결과를 의료진에게 전달할 수 있다. 빠른 진단 덕분에 의료진은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을 지체 없이 수립할 수 있다. 환자의 치료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온코프리는 기술력 면에서도 1세대 검사를 뛰어넘는 2세대 정밀진단 기기다. 기존 미국산 중심의 1세대 제품은 21개 유전자를 개별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qRT-PCR) 방식으로 측정했다. 반면 온코프리는 암 조직 내 179개 유전자의 리보핵산(RNA) 발현량을 일괄 정량 분석한다. 이를 독자적인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디시전 인덱스(DI·Decision Index)’ 점수를 산출한다. DI는 수술 후 10년 이내에 다른 장기로 암이 원격 전이될 위험도를 수치화해 보여준다. 분석 유전자 수가 월등히 많아 예후 예측의 정밀도가 높다.
장기 추적 관찰 연구에서도 성능이 입증됐다. 10년 추적 임상 결과 온코프리 저위험군의 10년 무전이 생존율은 96.1%를 나타냈다. 반면 고위험군은 79.3%에 머물렀다. 두 군 간의 위험비(HR)는 5.86을 기록했다. 고위험군 환자가 저위험군 대비 재발 위험이 약 6배 높다는 의미다. 세계 진단 키트 가운데 최상위 수준의 변별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기 침윤성 유방암 예후예측 다유전자 검사로 품목 허가도 받았다.
아시아인 환자에 최적화된 데이터베이스도 핵심 경쟁력이다. 서구권 검사는 폐경 후 고령 환자 데이터에 치우쳐 있다. 폐경 전 젊은 여성 발병률이 높은 아시아인의 임상적 특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다. 온코프리는 50세 이하 조기 유방암 환자 비교 임상에서 곡선하 면적(AUC) 0.71을 나타냈다. 글로벌 경쟁사의 0.62를 크게 앞섰다. AUC는 1에 가까울수록 진단 정확도가 우수함을 뜻한다.
디시젠은 국내 제도권 진입 성과를 지렛대 삼아 글로벌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낸다. 회사는 매년 4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며 바이오 벤처 특유의 실적 공백 우려를 씻어냈다. 올해는 국내 공급 개시와 아시아 수출에 힘입어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다본다. 신의료기술 처방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1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해외 시장 개척의 전초기지는 대만이다. 대만 상장 제약사 TSH 바이오팜과 협력해 현지 대형 병원 대상 마케팅을 전개한 결과, 최근 대만 임상 현장에서 온코프리 처방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의료진의 자발적인 임상 평가가 늘면서 처방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10여 개국에서도 상용화 네트워크를 다지고 있다. 인도 최대 검사기관 닥터 랄 패스랩스 및 헝가리 파트너사를 통해 유럽 진출 발판도 마련했다.
이 같은 해외 현지 매출 성과는 향후 코스닥 상장을 완주하는 결정적 자산이 될 전망이다. 앞선 기술성 평가 과정에서 평가 기관들은 해외 진출의 구체적 결실과 매출 성숙도를 주문한 바 있다. 디시젠은 아시아 현지에서 직접 발생하는 처방 매출을 입증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다는 전략이다.
서구권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도 단계적으로 밟아 나간다. 오스트리아 임상시험 협력그룹(ABCSG)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해 서구인 유효성 검증을 마칠 계획이다. 이후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등재를 추진해 공보험 및 사보험 진입을 노린다.
디시젠은 유방암을 넘어 다양한 암종으로 예후예측 파이프라인을 넓히고 있다. 암 환자의 불필요한 항암 치료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맞춤형 진단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포부다. 실제 전립선암 예후예측 키트 ‘온코프리-PC’는 개발을 완료하고 900건 이상의 임상 검체를 확보해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불필요한 갑상선 수술을 줄여주는 ‘서지프리’(SurgiFREE)는 2년 내 품목 허가를 목표로 임상을 이어가고 있다. 혈액을 활용해 암 재발을 조기에 모니터링하는 액체생검 기반 미세잔존질환(MRD) 진단 솔루션 ‘온코딕트-CF’도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다.
김 대표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고시를 통해 국내 유방암 환자들에게 합리적인 비용의 정밀진단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며 “국내외 의료기관 처방 확대와 확실한 실적 성장을 통해 글로벌 정밀의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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