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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샤오미, 美정부 상대 법정다툼 이겼다…블랙리스트서 해제

방성훈 기자I 2021.03.15 11:48:34

美법원 "샤오미 국가안보 위협 주장 설득력 부족"
블랙리스트서 일시 제외…미국인 주식 투자금지도 해제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가 미국 정부와의 싸움에서 ‘일단은’ 승리를 거뒀다. 미 법원이 미국인들의 투자를 금지토록한 미 국방부의 결정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샤오미는 투자 금지 블랙리스트에서 일시적으로 제외됐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워싱텅DC 연방 지방법원의 루돌프 콘트레라스 판사는 전날 “미 정부는 샤오미가 국가안보에 위험이 된다는 것을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샤오미를 일시 블랙리스트에서 해제하고 미 투자자들이 샤오미 주식을 살 수 없도록 한 금지 조처도 중단시켰다.

앞서 미 국방부와 재무부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종료를 엿새 남기고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기업 9곳을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블랙리스트에는 중국 소셜미디어 업체 틱톡, 국영 석유업체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 등도 포함됐다. 당시 미 정부는 이들 기업이 중국 인민군과 연계, 첨단 기술을 제공한다는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 정부가 지난 2019년 레이준 샤오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국가공로에 기여했다면 상을 수여했고, 5G 및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투자 계획이 미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샤오미는 즉각 법원에 미 정부 결정을 뒤집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미 정부가 부정확한 근거를 내세워 블랙리스트에 자사를 추가했다고 샤오미는 주장했고, 콘트레라스 판사는 미 정부의 주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판시했다.

레이준 CEO 외에도 500여명의 기업인들이 비슷한 상을 수여받았으며, 5G 및 AI 기술이 빠르게 가전기기 산업의 표준이 되고 있는 만큼 투자 계획 역시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콘트라레스 판사의 설명이다.

콘트레라스 판사는 또 “미 국방부의 결정이 샤오미에게는 돌이킬 수없는 피해를 입혔다”고 했다. 실제 지난 1월 미 국방부의 블랙리스트 추가 발표 이후 샤오미 주가는 급락했고, 주요 거래소 및 시장지수에서 제외되는 절차가 진행됐다.

WSJ는 “샤오미가 가전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 정부의 블랙리스트 추가 결정은 놀라웠다”고 설명한 뒤 “이날 미 법원의 판결은 사실상 샤오미의 승리”라고 평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대중 강경 노선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판결만으로 향후 샤오미의 처지를 장담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전날 미 법원이 샤오미를 블랙리스트에서 해제했지만, 미 규제당국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ZTE를 미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화웨이가 중국 군부와 밀접히 연관돼 있으며, 통신장비를 통해 수집한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중국 당국에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재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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