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8일 자녀를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위반)로 기소된 정모(44·여)씨의 일부 혐의를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면소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면소는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된 피고인에게 선고하는 형의 종류다.
정씨는 2008년 8월부터 2012년 말까지 자녀 두 명을 일정 기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수차례 폭행하고 욕설하고, 아픈데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식으로 학대·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혐의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2심은 징역 10월의 형량은 그대로 유지했으나 일부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면소 판결했다.
정씨가 2008년 8월 저지른 범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게 돼 있는데 공소시효는 7년이었기 때문이다. 정씨가 기소된 2015년 10월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넘긴 범행에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게 2심 법원의 판단이다.
그러나 2심 판결은 현행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충돌했다. 2014년 9월 시행한 특례법상 아동학대범죄는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정했기 때문이다.
상고심 쟁점은 특례법을 시행할 당시 공소시효가 만료하지 않았고, 시행 전에 발생한 범죄에 공소시효 중지 효력을 적용할 수 있는지였다. 대법원의 판단은 `특례법을 소급해 적용할 수 있다`였다.
대법원 재판부는 “아동학대처벌법이 공소시효 정지 규정의 소급적용에 관하여 명시적인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공소시효 정지 규정이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피해 아동이 아직 성년이 되지 않아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된 상태이므로 면소사유인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때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이 특례법 시행 전에 아동학대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하지 못하게 되는 허점을 메운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례법 소급 효력은 모든 아동학대범죄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시행일인 2014년 9월29일 이전 7년간 발생한 아동학대범죄까지만 해당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 시행일 이전에 보호자로부터 피해를 본 아동도 성년에 이를 때까지 공소시효가 정지됨으로써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