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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제계획 거짓말 가깝다"…이복현, MBK에 강한 불신

권소현 기자I 2025.03.26 10:30:44

MBC 라디오에 출연해 강도 높게 비판
"ABSTB 변제할 자금 있다면 회생신청 했겠나"
"고통분담 없이 손실 사회화, 수익 사유화" 지적
"사모펀드 긍정적 역할도 많아"…제도 손질엔 신중

[이데일리 마켓in 권소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싸고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MBK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조사·검사는 상당한 강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 제도 전반을 손질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임직원 및 협력업체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홈플러스 기업회생신청 즈음부터 자체 자금상황과 회사에 미치는 영향, 단기채 성격의 시장조달성 채권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봤고 지금은 불법이나 탈법이 있었는지 여부를 보고 있다”며 “MBK가 당장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공수표를 날리는데 그에 대한 적정성을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MBK가 홈플러스의 물품구입 카드대금을 기초로 발행한 전자단기사채(ABSTB)를 변제하겠다고 밝힌 부분을 예로 들었다. 그는 “ABSTB 발행액이 4000억원 규모인데 원금보장을 한다고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변제할 유동성이 있었으면 회생신청을 안 했을 것”이라며 “MBK가 ABSTB를 언제 변제할지, 그 재원은 무엇으로 할 자에 대해 발언할 수 없으면 그 앞에 여러가지를 숨기고 얘기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거짓말에 가까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MBK의 고통분담이나 자구노력이 없다는 점을 질타했다.

이 원장은 “최근 태영건설 등 여러 워크아웃이 있었는데 시장이 이를 믿어준 건 대주주가 고통분담을 해줬기 때문”이라며 “MBK의 경우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6월 초 나올 회생계획 인가 내용을 봐야겠지만 결국은 경영권을 유지하고 몇 년 지나 채권자들 고통분담으로 경영권을 유지한 다음에 다른데 팔아서 수조원 단위의 수익을 보겠다는 게 플랜 같다”며 “경영 실패, 과도한 차입, 너무 빠른 이익 회수 등으로 벌어진 일이라 본인들이 충분히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MBK가 손실은 사회화하고 수익은 사유화하는 것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있다”며 “감독당국에서도 똑같이 불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검사나 조사를 더 강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 제도 손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원장은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며 “경기변동 과정에서 산업 구조조정을 한다거나 덩어리가 크고 구조상 일반 은행이 받기 어려울 때 브릿지 역할을 하면서 한국 경제 재편에 도움을 많이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나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의사가 합치된 상황에서 진행됐지만 최근 고려아연 등을 보면 다양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이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제도를 설계했기 때문에 현재 금융위와 금감원 공동으로 자본시장연구원에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한 영향력 등을 분석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사모펀드의 본질적인 기능을 훼손하는 방법으로 제도를 바꾸는 것은 당장은 시원할지 몰라도 시장 전체의 기능 측면에서 보면 신중해야 한다”며 “뭉뚱그려서 제도나 집단을 일괄해서 비난하기엔 공과가 있어서 잘못된 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 제도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나눠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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