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신장내과 고희병 교수가 ‘다중불포화지방산의 혈장 수치와 신장질환(Plasma Levels of Polyunsaturated Fatty Acids and Adverse Kidney Outcomes)’이라는 논문을 발표해 신장학 분야 최고 권위지로 꼽히는 국제학술지인 미국신장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Kidney Disease·AJKD)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에서 고 교수는 ▲DHA ▲오메가-3 ▲오메가-6 ▲리놀레산 등으로 널리 알려진 다중불포화지방산과 만성 신장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고희병 교수는 “다중불포화지방산이 심혈관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많았지만, 만성 신장질환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거의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다중불포화지방산과 만성 신장질환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말했다.
고 교수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만성 신장질환이 없는 사람 7만 8,950명(코호트1)과 만성 신장질환 환자 7,233명(코호트2)의 데이터를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통해 분석했다.
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집단의 질병 양상을 추적 관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 정상인(코호트1) 중 다중불포화지방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들에 비해 만성 신장질환의 발병 위험이 약 29% 낮았다. 또한 다중불포화지방산 중 ▲DHA ▲오메가-3 ▲오메가-6 ▲리놀레산 4가지 성분은 모두 만성 신장질환의 발병 위험이 낮은 것과 연관이 있었다.
만성 신장질환 환자군(코호트2)에서는 다중불포화지방산이 투석을 필요로 하는 말기 신장질환의 발병과 연관성이 없었다. 하지만 다중불화지방산 중 높은 DHA 수치는 말기 신장질환의 낮은 발병 위험과 연관이 있었다.
고희병 교수는 “그동안 다중불포화지방산과 신장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으며, 연구 결과도 일관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며 “따라서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 연구를 통해 이 둘의 연관성을 밝혀낸 점은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 교수는 “다중불포화지방산은 많은 사람이 복용하는 오메가-3를 포함하는 영양소 단위로, 신장질환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희병 교수는 이번 연구로 생물학연구정보센터(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