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 ‘비중 확대(Overweight)’를 유지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반도체주가 크게 흔들렸지만, 아직 업황의 끝을 논할 시점은 아니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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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은 무엇보다 메모리 업황의 강세가 경기 둔화 우려와 별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헬륨 등 일부 반도체 소재 수급 불안 우려는 남아 있지만, 공급망이 이미 다각화돼 있어 생산 차질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가격 전망은 더 높아졌다. 대신증권은 1분기 범용 D램과 낸드(NAND) 평균판매단가(ASP) 전망치를 각각 전 분기 대비 90%, 50% 상승으로 상향 조정했고, 2분기 역시 두 제품 모두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고객사들이 경기 둔화 리스크보다 AI 시장 선점과 물량 확보를 더 중시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실제 서버 고객들은 가격 급등에 저항하기보다 물량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분기에도 추가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며 구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세트업체들 역시 대형 거래선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출하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진단됐다.
특히 공급 부족의 최대 피해자로 지목되는 중국의 빈자리를 활용해, 선제 가격 협상에 기반한 공격적 판매 정책이 전개될 수 있다고 봤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히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시장은 중동 분쟁과 함께 대만·중국 리스크 역시 경계하고 있는데, TSMC가 선단공정 대부분을 대만에서 운영하는 만큼 고객사들이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 삼성 파운드리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류 연구원은 삼성 파운드리가 2·4·8나노 등 짝수 공정을 중심으로 가동률을 빠르게 회복하고, 북미 고객사를 중심으로 최선단 공정의 신규 거래선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업종 분위기를 바꿀 변수로는 세 가지가 제시됐다. 우선 오는 16일 열리는 엔비디아 GTC 2026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신제품 공개가 예상된다. D램에서는 HBM4, SO-CAMM2, HBM4e 초기 성과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고, 낸드에서는 Gen6 컨트롤러를 탑재한 신형 SSD와 HBF 프로토타입 등 AI 컴퓨팅용 신제품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류 연구원은 지난 3년간 D램이 낸드 대비 강세를 보였던 배경에 HBM 같은 신제품 효과가 있었던 만큼, 이번 행사 역시 낸드의 초과 성장 기대를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주주환원 정책 변화도 주목해야 할 요인으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기존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의 마지막 해를 맞아 새 정책을 발표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정규 배당 상향, 특별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강화 등 다양한 카드가 거론된다. SK하이닉스 역시 ADR 발행 등을 통한 자본수익률 제고 노력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분기 단위 시가 협상 중심이던 판매 정책이 연 단위 장기계약 구조로 바뀔 가능성도 제기됐다. 장기계약 확대는 수급 안정성을 높이고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류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주 급락을 단순한 업황 피크아웃 신호가 아니라, 외부 충격에 따른 과도한 조정으로 해석했다. AI 수요를 기반으로 한 메모리 초호황 조짐이 계속 확인되고 있고, 파운드리 회복 가능성도 높아지는 만큼 현 구간은 반도체 업종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기대해볼 시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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