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장관 후보자 뒷자리 귀여운 소년의 정체는?

정다슬 기자I 2025.01.17 12:21:49

트럼프 유일 성소수자 장관 스콧 베센트
남편과 자녀, 어머니 등 인사청문회 참가
가정적 이미지 부각…정책 중심 인청 배경
"세금감면 연장 필요"…연준 독립성·달러 기축통화 강조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후보자가 16일(현지시간) 진행된 인사청문회에 참석하는 가운데 뒤편에 갈색머리의 소녀가 인사청문회를 방청하고 있다. (사진=C-SPAN 방송 캡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더크센 상원사무실 건물에서 진행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머리를 깔끔히 뒤로 넘긴 베센트 후보자가 답변을 하는 장면이 카메라 앵글에 담길 때마다 진지한 표정으로 뒷편에 앉아있는 소년이 함께 잡혔다. 바로 베센트 후보자의 아들인 콜 베센트 프리먼이다. 베센트 후보자의 뒷 좌석 왼쪽에 있는 사람은 그의 ‘남편’ 존 프리먼이다. 베센트 후보자는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유일의 성소수자 장관이자, 공화당 첫 성소수자 장관이기도 하다. 베센트 후보자에 가려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이날 청문회에는 남편과 아들뿐만 아니라 딸도 참석했다.
16일(현지시간) 재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워싱턴 D.C. 더크센 상원사무실에서 린지 그레이엄(맨 오른쪽) 미국 상원의원 옆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의 아들인 콜 베센트 프리먼(맨 왼쪽)과 딸 캐롤라인 베센트 프리먼이 서있다.(사진=AFP)
◇가족 동반 흔한 美인사청문회, 정책중심 인청문화 보여줘

미국 언론들이 베센트 후보자의 가족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을 만큼, 미국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가족이 참석하는 일은 드문 일은 아니다. 2017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역시 청문회에 그의 약혼자와 자녀를 동반했으며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 시절 남편인 조지 애컬로프와 함께 청문회에 참석했다. 특히 애컬로프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로 옐런 당시 후보자의 전문성을 더욱 돋보이는 효과를 냈다.

가족의 존재가 후보자에 대한 지원과 신뢰를 상징하며 후보자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줄 중요한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을 중시하는 미국 문화를 봤을 때, 가족들이 청문회에 참석하면 후보자가 가족 중심적이며 안정된 사생활을 가진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말 대법관으로 지명돼 민주당의 큰 반대에 직면했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남편과 7명의 자녀와 함께 청문회를 참여해 그의 가정적이고 가족 중심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물론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와 클라렌스 토머스 대법관 후보자처럼 가족 대동이 논란이 빚어진 상황도 있다. 그 당시 후보자들이 성 추문 의혹에 휩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캐버노 후보자의 경우 성폭력 최초 폭로자인 크리스틴 포드 팰로앨토대 교수가 증언에 나서고 그 증언을 듣는 후보자의 아내와 딸이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가족들의 인사청문회 참석은 무엇보다 미국 인사청문회가 정책중심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비방이 일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이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여주길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베센트 후보자의 청문회 역시 그가 재무장관으로서 취임할 경우 시행할 경제정책, 미국 재정에 대한 생각 등 철저한 정책 중심으로 이뤄졌다.

◇“세금감면 연장, 가장 중요한 이슈”

베센트 후보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7년 도입돼 올해 말로 만기를 맞이하는 세금 감면 연장이 “오늘날 가장 중요한 경제적 이슈”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세를 갱신·연장하지 않으면 경제적 재앙에 직면하게 된다. 항상 그렇듯 금융불안정은 중산층에게 대가를 지불하게 한다”고 말했다. 미국 싱트탱크 조세재단에 따르면 주요 감세 조항들이 만료되면 미국 가구의 62%가 세금 인상을 겪게 될 전망이다.

감세 연장에 대한 베센트 후보자의 발언은 재넛 옐런 재무장관의 의견과는 상반된다. 옐런 장관은 15일 감세정책은 완전히 연장하는 것은 “미국 국채 시장의 회복력에서 달러 가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힘을 훼손할 수 있으며 심지어 미래에 부채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추진한 모든 감면 조치를 연장할 경우 10년동안 4조달러(5548조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베센트 후보자는 준비한 사전 연설에서 예산적자 해결 중요성을 강조하며 재량 지출(사회보장연금 및 의료보험 등 권리지출 외 지출)을 조정해 “재정을 정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량지출이 지난 4년동안 놀랍게도 40%나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보장연금과 메디케어는 예산삭감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베센트 후보자는 예산 지출의 어떤 부분을 삭감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또 저소득 가구를 위한 연방정부의 의료지원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에 대해서는 “예산을 작성하는 것은 의회 몫”이라며 “나는 주에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지지하며 어떤 주에서는 증가할 것이고 어떤 주에서는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메디케이드는 소득층과 특정 취약 계층이 자격 요건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이는 권리지출이지만 주 정부가 일부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베센트 후보자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제안한 연방부채 한도 폐지 요청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연방부채 한도를 철폐할 경우, 대통령과 워런 의원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인준된다면 미국은 부채상환 불이행(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채 한도는 지난 2일 다시 적용되기시작해, 향후 며칠 후에 연방 부채한도는 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센트 후보자는 또 연준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통화정책 결정에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베센트 후보자는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경제 건강과 국가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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