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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1일 라마단 성월이 끝나기 전 새로운 평화안(案)이 발표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사우디가 내전을 끝내는 조건으로 공무원 급여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다. 장기적으로 예멘에 주둔 중인 병력을 철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는 대신 반군이 통제하는 공항과 항만을 다시 열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알 부카이티 후티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긴 이르지만 낙관주의와 희망을 품을 만한 평화적 분위기가 예멘에 흐르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1990년 통일 이후에도 종파 갈등에 시달리던 예멘은 2014년 시아파 후티 반군이 수니파 정부를 공격하면서 내전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시아파 종주국을 자처하는 이란이 사실상 후티 반군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들이 수니파 정부를 지원, 내전에 개입하면서 예멘 내전은 사우디-이란 대리전으로 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후티 반군은 사유디 유전에 드론과 미사일에 공격을 단행했다. 9년 가까이 내전이 이어오면서 예멘에선 37만명 이상(2021년 말 기준)이 사망하고 수많은 난민이 발생했다.
분위기가 반전된 건 2016년 외교 관계를 끊었던 사우디와 이란이 지난 3월 국교를 정상화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이란은 후티 반군에 대해 지원을 축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후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이 예멘의 오랜 내전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실제 지난주 사우디 정부는 자국 포로 한 명을 받는 조건으로 후티 반군 포로 13명을 석방했다.
최근 사우디는 이란과 시리아, 후티 반군 등 적대 세력과 관계를 개선하는 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대대적인 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외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데탕트(긴장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