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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는 사장 승진 2명·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의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27일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단행한 인사로 가장 큰 관심이 쏠렸던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은 유임됐다. 또 2명의 부사장만을 승진시키며 예년보다 사장 승진 폭을 줄인 것은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여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 세상에 없는 기술 개발 등 지속성장 가능한 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종희 부회장은 이날 단행된 위촉임무 변경에 따라 기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직무를 덜고 DX부문장, 생활가전사업부장 업무에 집중한다. 경계현 사장은 DS부문장을 맡으며 SAIT(옛 종합기술원)원장을 겸임한다. SAIT는 10~20년 단위 미래 신기술을 연구개발(R&D)을 맡는 조직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내년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도 있고 불확실한 경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수장급을 유임해 안정을 꾀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며 “실질적인 사내이사급 등기임원 교체는 2025년 인사가 더 중요하다”고 해석했다.
이동기 교수도 “위기의식이 반영된 인사면서도 내년 총선으로 정부정책이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소폭 인사”라며 “내년 대폭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각 부문장들이 경기침체에도 실적 선방을 했기에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이 올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선방했기 때문에 경질성 인사를 하기엔 명분이 없을 수 있다”며 “내년엔 이 체제로 가면서 지켜보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통상 12월초 단행하던 인사를 앞당긴 것에 대해선 “경기 사이클이 빨라지고 짧아져서 내년을 대비하기 위해 인사 시기도 앞당겨졌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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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승진자는 용석우 삼성전자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과 김원경 삼성전자 DX부문 경영지원실 글로벌대외협력(Global Public Affairs)팀장 부사장 등 2명이다. 지난해 반도체 업턴 및 엔데믹 효과로 호실적을 냈을 당시 7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온 것에 훨씬 못 미친다. 사업 부진 및 경기불황을 고려해 승진 임원을 줄이면서도 젊은 임원을 발탁함으로써 세대 교체를 꾀했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뿐 아니라 임원 승진자도 대폭 줄어들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TV 개발 전문가로 알려진 용석우 신임 사장은 1970년대생으로 최연소 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1년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 부사업부장을 역임하며 기술·영업·전략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TV사업의 1위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일선 소장은 “젊은 인재들을 전면 배치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라며 “곧 있을 임원인사에서도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IT인재의 임원 발탁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1970년대생이 사장이 됐으니 1960년대생은 자연스럽게 퇴장해달라는 암묵적인 메시지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원경 신임 사장은 외교통상부 통상전략과장 출신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기획단 협상총괄팀장, 통상교섭본부장 보좌관, 주미대사관 경제과 참사관 등을 거친 국제통상 전문가다. 그는 2012년 3월 삼성전자로 옮겨 글로벌마케팅실 마케팅전략팀장,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을 거쳐 2017년 11월부터 글로벌 대외협력팀장을 지냈다. 풍부한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대외협력팀 실장을 맡아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김이태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날 신임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김이태 신임 사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출신으로 삼성전자 IR 담당임원으로 입사해 경영지원실 전략그룹장, 글로벌커뮤니케이션그룹장 등을 거쳐 삼성전자 대외협력팀장 겸 글로벌미디어그룹장 역할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