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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 알 아사드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군 장병들을 앞에 두고 이같이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와 참모진, 기자들을 동행하고 이날 7시 16분부터 약 3시간 30분 동안 이뤄진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국의 분쟁지역 방문이다. 분쟁지역 미군 기지를 방문해 장병을 독려하고 사기를 높이는 것은 미국 대통령의 오랜 전통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한 지 2년이 지나도록 분쟁지역을 방문하지 않아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쟁지역에 가는 것이 무섭냐”고 물어봤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에 대해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변호하고 ‘세계의 경찰’으로서의 미국의 역할을 끝내겠다고 선언하기 위해 이라크를 깜짝 방문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시리아 주둔 미군을 완전 철군한다고 밝혀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제임스 마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에 반발, 사퇴의사를 나타냈을 정도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이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새로운 위상과 ‘미국 우선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그의 노력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지구 상의 모든 국가들을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만 짐을 지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우리의 놀라운 군대를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다른나라)은 그에 대해 돈을 내지 않는다. 이제는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같은 날 “사우디가 미국 대신 시리아 재건에 필요한 돈을 내기로 방금 합의했다”며 “5000마일(약 8047km) 떨어진 미국보다 엄청나게 부유한 국가가 이웃 국가를 도와주는 게 좋지 않냐. 고마워 사우디”라는 트윗도 날렸다.. 그러나 이는 사우디와는 일언반구도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다. 워싱턴 주재 사우디 대사관 관계자는 CNBC에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난 8월 이후 시리아에 대한 어떤 자금 지원 약속도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