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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표시 원유선물 거래 시작…'위안화 국제화 야심'

김인경 기자I 2018.03.26 11:48:12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이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 거래를 시작했다. 국제원유시장에서 중국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위안화의 국제화를 앞당기겠다는 계산이다.

26일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 중국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중심(INE)은 위안화로 결제하는 원유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9시 45분 기준 약 1만1000여건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거래 대상은 두바이유, 오만 원유, 바스라 경유 등 중동산 원유와 중국 성리산 원유를 포함해 모두 7종이며 거래는 1000배럴 단위로 이뤄진다.

거래에는 당연히 외국인 투자자도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를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소득세 면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개인에겐 앞으로 3년간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고 기관투자가에는 선물거래에서 올린 수수료 수입에 소득세를 매기지 않는다. 현재 150개 이상의 중국 증권사와 국유 석유기업을 비롯해 10여 개의 해외 금융기관이 거래 참여를 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상태다.

중국은 2015년부터 원유 선물시장을 개설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반토막 난 데 이어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며 중국 금융당국은 원유 선물 시장 개설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선을 꾸준히 웃돌며 안정세를 보이는데다 위안화 가치도 다시 안정세를 찾으며 원유 선물시장을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거래가 글로벌 시장에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중국 원자재 시장이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두드러지는데다 최근 미중간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며 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6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자국 기업의 무분별한 해외 인수합병(M&A)을 차단하기도 했다. 이 같은 폐쇄적 정책이 원유선물시장에서도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중국 선물시장의 특성 탓에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고 실제 수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다니엘 하이네스 ANZ 상품 전략 연구원은 “여전히 전세계 투자자는 중국 기반의 거래를 꺼리고 있다”며 정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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