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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품을 착불로, 택배값만 70만원"…쓰레기 기부하는 사람들

장영락 기자I 2025.04.10 11:19:50

경북 청송 등 이재민 구호 지역에 쓰레기 기부품 논란
헌옷 상자 착불로 보내기도
폐기품만 벌써 11톤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경북 지역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위해 전국에서 기부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폐기물품을 보내는 사례도 많아 논란이다.
TBC 캡처
9일 대구경북 지역 민방 TBC는 경북 청송 등 산불 이재민들이 머물고 있는 임시주거 현장에는 화재 발생 후부터 기부 물품이 꾸준히 배송되고 있다.

그러나 기부물품 중에 낡아서 입을 수 없는 옷, 쓰기 힘든 주방용품 등 사실상 쓰레기에 가까운 물건들도 무분별하게 기부품으로 들어오고 있어 현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 주민은 “도와주려는 마음은 좋은데 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기분이 나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노골적으로 쓰레기를 폐기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착불 택배로 기부물품을 대량으로 발송했는데, 사실상 쓸 수 없는 헌옷 더미였던 사례다.

청송에서 구호 활동 중인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20% 정도는 성의껏 깨끗한 것으로 보내주셨는데 다른 사람들은 쓰레기 버리는 걸 보내다”며 “진짜 눈물이 나고 속이 상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착불로 보낸 쓰레기들 때문에 택배비만 70만원 이상 들여야 했다.

이렇게 청송군이 구호 물품 중 실사용이 어려워 폐기한 양만 11톤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폐기량이 도리어 많아 지자체와 민간 지원 단체들이 구호 활동보다 폐기품 처리 비용, 인력 부담을 더 느낄 정도다.
착불로 온 쓰레기 옷 상자들. TBC 캡처
과거 2019년 강원 고성, 속초 산불 당시에도 기부받은 헌 옷 53톤 가운데 30톤이 폐기 처분된 적이 있다.

다만 이번 산불로 전국에서 모인 성금이 1200억원이나 된다. 2022년 동해안 산불 당시 모금된 800억원을 넘어섰다. 경남·경북 지역 산불로 피해를 입은 시설은 8132곳으로 집계됐다. 피해 복구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국민성금은 약 1205억원 모금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0일 오전 6시 기준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31명, 중상 9명, 경상 42명 등 82명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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