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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경호처가 관광버스 주차구획면을 줄여달라고 한 건 해당 장소가 차고지처럼 쓰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5월 대통령집무실로 쓰이던 청와대가 일반 대중에게도 개방되면서 이 일대엔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주차구획면은 청와대 관광을 위해 정차가 잦은 곳이 됐다. 더 나아가 주차에 대한 시간제한이 없어 24시간 내내 버스가 주차돼 있어 도시 미관 및 교통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게 대통령경호처의 입장이다.
대통령경호처는 무궁화동산 관광버스 주차구획면 7개 면을 5개 면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주차구획면에 대해 주차허용을 오전 10시~오후 7시로 제한하고, 2시간 초과 시 과태료를 부과하자는 안도 내놨다.
서울시는 대통령경호처 제안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도 관광버스를 수용할 주차면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확인해 보니 무궁화동산 관광버스 주차공간으로 교통이 저해된다거나 보행자가 불편을 겪는 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울 관광객이 늘고 있는 만큼 주차구획면을 최대한 줄이지 않는 방향으로 대통령경호처, 종로구, 종로경찰서 등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버스 주차 문제는 서울시의 오랜 고민거리였다. 이미 지난 2016년 주차 공간 확보와 불법주차 과태료 인상 등을 골자로 한 ‘도심 관광버스 주차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관광버스 주·정차 문제는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엔데믹 전환으로 다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에는 코로나19 여파로 3년여간 관광이 멈췄던 만큼 해외 관광객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객도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이들 관광객을 실어 나를 관광버스가 원활하게 주차할 수 있는 장소는 여의치 않다. 현재 서울시에 조성된 총 37개소·628면이 전부다. 이마저도 부족해 관광버스가 도로에 정차하는 게 현실이다.
서울시에서도 관광객이 느는 추세인 상황을 인지하고 관광버스 주차 문제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더욱이 6년 5개월 만에 중국의 단체 관광이 허용되면서 관광버스 주차 문제는 부각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우선 송현동 부지 지하에 관광버스 전용 주차구획면을 50면 확보해 나가는 등 주차면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편 무궁화동산 인근 관광버스 주차면 축소와 관련해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는 “서울시와 협의 과정에서 주차면 축소를 검토했으나 관람객 사정 등을 고려해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