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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이 열린다"…북극항로 시범운항 닻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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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오 기자I 2026.08.22 22: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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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제품·중고차 등 837TEU 싣고 유럽으로…45일간 운항
30일 북동항로 도착…북극해 6400km 운항 예정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북동항로(북극항로)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이 22일 부산에서 닻을 올렸다. 우리 선사가 북극항로 운항에 나서는 것은 2016년 이후 10년 만으로, 아시아 대륙의 끝자락에 있던 부산항을 유럽과 가장 빠르게 잇는 관문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를 실제 화물과 선박으로 검증하는 첫 시험대다.

(사진=해양수산부)
(사진=해양수산부)
팬스타라인닷컴의 2758TEU급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는 이날 저녁 9시 30분 부산항신항 3부두를 출항했다. 선박은 베링해협을 지나 이달 30일경 북극해역(북위 66도 30분 이북)에 진입해 다음 달 7일경 통과한 뒤 영국 펠릭스토우와 네덜란드 로테르담, 폴란드 그단스크를 차례로 기항하고 10월 5일경 부산으로 돌아온다. 총 45일 일정이다.

서명원 팬스타 아크로호 선장은 출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북극 해역이 해빙하고 있어 아직 완전히 열리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리가 도착할 시점에는 완전히 해빙될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우회 항로를 운항할 계획이며, 아이스 차트와 기상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어 의사결정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빙선을 통해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극지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번 북극항로 시범운항이 부산이 글로벌 해양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항해의 핵심은 거리 단축이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지는지다. 북동항로를 이용하면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운항거리는 약 1만3000㎞로 수에즈운하 항로보다 7000㎞ 짧다. 홍해 정세 불안으로 상당수 선사가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상황에서 리드타임을 열흘 이상 줄일 수 있는 대체 항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북극해 구간은 약 6400㎞다.

부산이 얻을 기회도 작지 않다. 부산시는 출항에 앞서 팬스타와 북극항로 운항 및 연관산업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북극항로 거점도시 조성에 나섰다. 정부는 2030년까지 북극항로를 정규 항로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지난해 북동항로를 통과한 선박은 88척 103항차로 러시아와 중국 선사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중국은 올해 8항차를 계획하고 있다.

투입 선박은 팬스타가 지난달 말 HMM으로부터 매입해 개명한 2011년 건조 컨테이너선으로, 한국선급(KR)과 함께 내빙 성능 보강과 극지 항해 인증 절차를 마쳤다.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서 극지 경험을 쌓은 항해사가 1등항해사로 동승한다. 화물은 85개 화주사의 화학제품·중고차·자동차부품 등 737TEU와 공(空)컨테이너 100개를 더해 837TEU다.

정부는 이번 운항을 상업화의 전 단계로 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귀항 후 운항거리와 소요기간, 연료소모량, 운항비용에 정시성과 보험·금융 비용까지 분석해 ‘북극항로 운항백서’를 제작하고, 극지 항해사 교육과 선박 기술 개발, 선사 지원 정책에 활용할 방침이다. 40억원 범위의 운항수지 보조금과 담보인정비율 90%의 선박금융도 이런 판단에서 나왔다.

이수호 해수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은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기반으로 국제규범을 철저히 준수하며 시범운항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끝까지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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