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소액주주들은 제노스코의 상장이 오스코텍의 가치를 낮추는 ‘쪼개기 상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액트 앱을 통해 지분을 합쳐 제노스코 상장 반대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오스코텍의 결정에 대응 중이다.
이데일리는 지난 21일 최영갑 오스코텍 주주연대 대표 인터뷰를 통해 현재 모인 소액주주 지분 현황,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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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제노스코 상장 심사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상장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A. 거래소가 상장 심사를 지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점은 거래소가 중복상장이나 쪼개기 상장을 지양하는 정책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심사 지연과 관련해 오스코텍 사외이사로 되어있는 홍남기 전 총리와 같은 정치적 인물들의 영향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단순한 기업 상장이 아니라, 그 이면에 더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사회적 분위기나 정치권에서 상법 개정 의지를 볼 때, 거래소가 제노스코의 상장을 추진한다면 차후 그와 관계된 거래소 관계자에 대해 법적 책임도 물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거래소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상장은 없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Q. 이번 주주총회에서 김정근 대표 연임 저지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데. 현재 액트 앱 등 을 통해 소액주주가 확보한 지분은
A. 소액주주들이 과거와 달리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액트를 통해 약 1800명이 모였다. 이들 소액주주들이 확보한 지분은 15%를 넘는다. 김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 12.84%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오스코텍의 소액주주 비중은 70%에 달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주주투표 참여자의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김 대표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예탁원의 전자투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대행사 3개를 통해 표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과정에서 편법과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소액주주들은 이런 사례를 알리고 내용증명 등을 발송해 불법적인 행태에 제동을 거는 중이다.
Q. 제노스코 상장 과정이 불투명했다고 들었다. 어떤 점에서 불투명했는지.
A. 제노스코 상장 과정에서 불투명한 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김 대표는 그동안 제노스코 상장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계획이나 진행 상황을 소액주주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전략에 대한 정보는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또 제노스코의 상장 과정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인 전환우선주 발행과 관련해서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전환우선주 발행 시점이 레이저티닙의 FDA 승인 발표 직전이었는데,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발행 대상자에 대한 정보, 김정근 대표와 어떤 관계인지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 등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이는 주주들이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상장 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키웠다.
Q. 김 대표의 가족이 제노스코에서 근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제노스코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됐는데.
A. 제노스코 상장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추가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처음에 제노스코에 특수관계자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아들이 제노스코에서 ‘Business Development Director’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 대표는 이 사실을 처음에는 공개하지 않았고, 그 후에도 아들의 근무 사실을 축소하거나 부인하는 모습을 보여 주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
이처럼 제노스코 상장 과정의 불투명성은 여러 측면에서 소액주주들에게 큰 불신을 안겨줬다. 주주들은 제노스코 상장이 단순히 기업의 성장이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특정 인물들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상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지 않으면 오스코텍의 미래에도 큰 위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Q. 김 대표가 제노스코 상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익은 어느정도인가.
A. 김정근 대표가 제노스코 상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익은 매우 크다. 현재 김정근 대표 아들은 제노스코의 13%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지분은 증여를 통해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세법상 세금 면제가 되는 5년이 지난 후, 김정근 대표는 제노스코를 상장시켜 아들에게 증여한 13%의 지분을 크게 가치 상승시킬 수 있는 것이다.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수익 구조가 거의 같기 때문에 시총도 비슷하게 1조원 안팎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김정근 대표 일가는 제노스코 상장을 통해 약 1300억원에 해당하는 재산을 세금 한 푼 없이 아들에게 증여하는 셈이다. 이에 제노스코 상장이 김정근 대표의 사익 추구를 위한 상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Q. 오스코텍에서는 제노스코와 파이프라인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상장이 필 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제약바이오 기업이라면 지금 조달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과 이를 활용한 연구개발은 필수적인데.
또 김 대표는 제노스코의 연구개발을 위해 상장이 불가피하다 말하지만 사실 렉라자와 관련된 수익이 충분히 자금 조달과 연구개발을 뒷받침할 수 있다. 존슨앤존슨은 렉라자의 글로벌 판매 수익에서 10~15%를 오스코텍과 제노스코에 6:2:2 비율로 지급하는데,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약 4000억원의 매출과 순수익을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얻을 수 있다. 제노스코에 사용할 큰 돈이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항목인지 반문하고 싶다.
Q. 오스코텍이 제노스코를 합병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로 보이지만 자금 측면에서 걸림돌이 있어 쉽지 않아 보이는데. 대안이나 또 다른 제안 방안이 있는지.
A. 오스코텍이 제노스코를 합병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라는 점에 공감한다. 문제는 자금인데, 레이저티닙을 통해 들어오는 마일스톤과 로열티 그리고 이미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된 자금이 있기 때문에 합병을 위한 자금 조달은 충분하다. 합리적인 비율을 통해 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합병 추진이 오스코텍과 제노스코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제노스코의 가치를 약 3000억원 정도로 평가해놓고 합병을 논의할 때는 가치를 1조원 이상 규모로 언급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이어 가는 중이다. 이러한 불일치적인 평가를 보면, 김 대표가 합병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진정성에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Q. 단기적으로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김 대표 연임 저지가 필수적일 것 같은데. 남은 기간 계획은?
A. 주주총회까지 김 대표 연임을 저지하기 위한 표심 모으기에 집중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제노스코 상장 문제를 비롯한 김 대표의 부도덕한 경영에 대해 알리고, 소액주주들의 결집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거래소와 금감위 등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고, 제노스코 상장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명확히 지적해 상장이 진행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Q. 끝으로 현재 당면한 문제 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초다수결의제’에 대한 부분도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A. 현재 오스코텍은 초다수결의제가 적용되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문제점을 제제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히 큰 문제다. 초다수결의제는 회사가 성장하는 초기에 필요할 수 있지만, 현재처럼 소액주주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는 소수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정관을 개정해 초다수결의제를 완화하거나, 소수주주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는 제도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소송을 통해 법적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 과거 판례를 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초다수결의제의 부당성을 인식하고, 이를 합리적인 제도로 개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