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에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아내 신씨가 동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선 보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윤 대통령을 고발했다.
8일 KBS에 따르면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이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시민단체는 “자신들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대통령실 직원이나 유관 부처 공무원이 아닌 사인에 불과한 신모 씨를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과 관련한 공무를 수행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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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통령 전용 숙소에 함께 머무르게 하는 것은 물론 국가기밀인 대통령 부부의 세부 일정과 관련한 정보와 문서 등을 의전, 외교 담당 공무원을 통해 민간인인 신 모 씨에게 누설하게 만들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앞서 ‘사세행’의 김한메 상임대표는 지난 6일에도 윤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김 상임대표는 “13만 경찰의 인사와 예산을 통제하는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설치해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하고 정권의 시녀로 전락시키는 일을 무리하게 강행한 윤 대통령과 그에 부화뇌동한 이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다”고 설명했다.
|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상임대표가 6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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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MBC와 동아일보는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씨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3박5일 동안 진행된 윤 대통령의 스페인 방문 일정에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반면 선발대 일원이었던 신씨는 윤 대통령 부부보다 닷새 앞서 출국했고, 귀국할 땐 윤 대통령 부부와 수행단·취재진 등 200여 명이 탄 대통령 전용기 1호기에 탑승했다.
또 스페인에선 윤 대통령 부부가 묵었던 마드리드 숙소에 함께 머무르며 김 여사의 일정과 의전을 도왔다고 전해졌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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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신씨는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모든 행정적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다. 출장에 필수적인 항공편과 숙소를 지원했지만 수행원 신분인 데다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만큼 특혜나 이해충돌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또 김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의 일정으로 인해 간 것은 아니라면서 “(신씨가) 전체 일정을 기획하고 지원한 것이다. 대통령 부부와는 오랜 인연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