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문자 메시지가 외부에 공개돼 일으킨 파장은 의도일까 실수일까. 내밀한 영역이 노출돼 곤혹스러운 표정과 이마저도 고도의 정치 행위라는 의도가 함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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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안 필름이라도 붙여야 하나`
문자 메시지가 노출된 정치인은 곤혹스럽다. 이달 여당의 `상임위원장 나눠 먹기` 문자가 최근의 일이다. 한 여당 의원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여당에) 상임위는 7개가 배분된다. 기존 5명이 6개월간 맡음`이라는 내용이 알려진 것이다. 국회가 원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고 공전하던 와중에 `자리 생각`이나 하는 정치인 모습에 유권자는 실망했다.
`카카오 집합`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표 사례다. 2020년 8월(이하 당시 소속과 직책)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메인 뉴스로 배치되자, 윤 의원이 보좌관에게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고하셍(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야당은 `여론 통제`라고 했다. 이 일로 윤 의원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했다.
2020년 2월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혜훈 새로운보수당 의원에게 보낸 `김형오가 갈수록 이상하다`는 메시지도 있다.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내부에서 갈등이 불거지는 와중이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향한 불만이었다.
이밖에 오제세 민주당 의원(2013년)은 `교육감에 인사청탁`, 천정배 무소속 의원(2019년)은 `외교관 딸 지원` 문자로 구설에 올랐다.
◇ 보인 건가, 보여준 건가
일각에서는 문자 메시지마저 정치 행위로 본다. 2020년 1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그냥 둘 수 없다`한 메시지가 대표적이다.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문자 메시지로 `그냥 둘 수는 없다`, `지휘·감독 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 놓으라`고 지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 총장의 인사 파동을 `항명`으로 규정하는 기류 탓에 해석이 분분했다. 추 장관은 그해 11월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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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또, 또 실패한 `핸드폰 단속`
권성동 대행은 문자 메시지 단골 취재 대상이다. 앞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9년 11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보낸 `원유철은 안 된다` 메시지가 있다. 보수 통합추진단장에 원유철 의원이 내정되자 `월권 발언을 드려 송구하다`면서 `통합추진단장으로 원(유철) 의원은 아니다`고 보냈다. 2014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비키니를 입은 여성 사진을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번에 권 대행은 윤 대통령과 대화를 마치고 4시간 33분이 지난 16시13분에 다시 메시지를 읽었다. 국회기자단이 취재를 하는 본회의장에서였다. 이를 두고 권 대행은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고 했다. 의도하지 않은 노출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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