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는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A씨에 대해 원심의 무죄를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했다.
A씨는 2015년 한 영화 촬영 중 피해자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장면은 성폭행을 연기하는 장면으로 감독 등 스태프와 배우들은 상반신 연기만 하는 것으로 사전에 합의가 돼 있는 상태였다. 촬영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사과했던 A씨는 재판 과정에선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은 “피해자가 예상보다 높은 수위의 성폭행 연기를 했는데도 감독과 A씨가 충분히 사과하지 않자 억울한 마음에 상황을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높게 보고 A씨에게 강제 추행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성행위를 표현하는 영화 촬영이라도 연기를 빌미로 강제추행 등 위법행위를 하는 것은 엄격히 구별돼야 한다”며 “연기 중이라도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충분히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 배우 측은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밝히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