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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미치광이 찾는 중"…美국무 "비자 취소 대학생 300명 이상"

양지윤 기자I 2025.03.28 10:03:05

反이스라엘 집회 대학생 학생비자 취소 줄이어
"대학 파괴, 학생 괴롭히면 비자 발급 안 해"
"구금 학생들, 하마스 지지"주장…증거 제시는 못해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반(反)이스라엘 시위에 참여한 외국인 대학생 300여명의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매일 “미치광이들을 찾고 있다”고 언급해 비자가 취소된 학생들의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BS뉴스 등에 따르면 남미 가이아나를 방문 중인 루비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학가의 반이스라엘 시위와 관련해 비자가 취소된 사람 수에 대한 질문에 “현 시점에서 300명이 넘을 수도 있다”면서 “매일 이런 미친 사람들을 발견할 때마다 그들의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오려는 이유가 대학을 파괴하고, 학생들을 괴롭히고, 건물을 점거하고, 소란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일에 관여하는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여러분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거짓말을 해서 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한 다음, 그 비자를 가지고 그런 종류의 활동에 참여한다면, 우리는 여러분의 비자를 취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 비자가 취소되면 더이상 합법적으로 머무를 수 없다고 강조하며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교외 터프츠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루메이사 오즈투르크가 반이스라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지난 25일 메사추세츠 이민세관단속국에 의해 구금, 현재 루이지애나 연방 구금 시설에 머무르고 있다.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오즈투르크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자세한 활동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 학생은 지난해 3월 대학신문에 “터프츠대학이 팔레스타인 학살을 인정하고 이스라엘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기업과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내용의 학생회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 사설의 공동 필진 중 한 명이었다. 해당 사설은 하마스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CBS 뉴스는 전했다.

이란 출신 앨라배마 대학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알리레자 도로디도 같은 날 구금됐다고 앨라배마대 측은 밝혔다. 이민세관단속국(ICE) 데이터베이스 검색 결과 그가 구금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재 구금된 이유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전 컬럼비아대 대학원생 마흐무드 칼릴도 구금했다. 칼릴은 지난해 대학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적극 참여했던 학생으로, 학생 비자가 아닌 영주권을 가진 시리아 출생 팔레스타인인이다.

에이미 그리어 변호사는 “칼릴 구금 당시 ICE 요원이 학생 비자를 취소하라는 미 국무부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칼릴이 영주권자로서 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 요원은 그것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리어 변호사에 따르면 칼릴이 구금된 후 정부는 미국 이민법의 드물게 사용되는 조항을 인용, 구금과 추방을 정당화했다고 지적했다. 국무장관이 미국 외교 정책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는 비시민권자의 추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을 인용했다는 것이다. 칼릴은 미국이 지정한 테러 단체인 하마스에 대한 지원 혐의를 받고 있다. CBS 뉴스는 “칼릴이 하마스를 지지한다고 말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 중인 유학생들 중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체포하거나 구금을 시도하고 있다는 오즈투르크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이런 조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받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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