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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장 전 의원의 부인 하윤순 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나름대로 열심히 양심적으로 살았는데 비참한 사람이 됐다. 더 이상 설명하고 부딪히고 살고 싶지 않다. 남은 가족들에게 너무너무 미안하다. 저로 인해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았던 분들이 계신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는 장 전 의원의 뜻을 전했다.
아들 노엘은 “어떻게 보면 저의 잘못 때문에… 더 큰 일을 하실 수 있던 분이었다”며 “저를 항상 겸손하게 만들어 주셨던 분이 바로 저희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앞서 노엘은 지난 1일 팬들과의 오픈채팅방을 통해 “잘 보내드리고 오겠다. 이것저것 다행히 어린 나이에 많이 경험해 본 탓에 남들 때문에 내가 무너지거나 할 일 없으니 너무 염려들 말아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장 전 의원의 정치 인생에 변곡점으로 꼽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조문으로 조의를 대신했다.
정 실장은 지난 2일 조문을 마친 뒤 “어제 새벽에 윤 대통령께서 비보를 전해 들으시고 저한테 전화하셔서 ‘너무나도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께서) ‘빈소에 대신 가서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좀 전해 드렸으면 한다’고 말씀했다”면서 “어제 두 번씩이나 전화하셔서 ‘장 의원은 누구보다 열심히 온 힘을 다해서 나를 도왔던 사람이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장모 관련 사건으로 공개 설전을 벌이며 ‘윤석열 저격수’로 불리던 장 전 의원은 20대 대선 정국에선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종합상황실 총괄실장,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내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알려졌다.
장 전 의원은 2023년 8월 윤 대통령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명예교수의 빈소를 연이틀 간 지키며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은 장 전 의원의 발인일인 이날 오전 11시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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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산 한 대학교 부총장이던 2015년 11월 당시 비서 A씨를 성폭력한 혐의(준강간치상)로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피의자 사망이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는 도구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며 “수사기관은 확보된 진술과 자료를 바탕으로 혐의 존재 여부를 독립적으로 판단해 피해 사실이 인정된다는 점을 수사보고서 및 종결 문서에 명확히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종결 과정에서 피해자 의견을 청취하고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라고”도 요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도 같은 날 윤 대통령의 조의와 유력 정치인사들의 조문을 지적하며 ”아무 일도 없었는가”라고 비판했다.
두 단체는 “피해자는 9년이라는 시간 끝에 고소를 결심했고 세 차례 경찰 조사에 임하며 문자메시지, 사진·동영상, 국과수 감정 결과서, 피해 직후 상담 기록 등 ‘객관적 증거’를 제출했지만 장 전 의원은 3월 28일 한 차례 피의자 조사 뒤 사망했다”며 “(피의자의 죽음으로) ‘가해 사실’과 ‘피해자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은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종합해 피의자의 혐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발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