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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보건위 “코로나 팬데믹, 中연구소 유출로 시작”

김겨레 기자I 2023.04.19 14:17:31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서 유출 정황"
中주장 보다 이른 19년 11월 발생 추정
야생동물 숙주설엔 “뒷받침 증거 없다”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연방 상원 보건위원회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연구소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지로 지목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일 미국 상원 보건위원회 소속 로저 마셜 공화당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3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전문가들이 18개월 동안 중국 정부 문서를 포함한 공개 문서와 의학 논문, 언론 보도 등을 분석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

다만 보고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정확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마셜 상원의원은 이와 관련해 “형사 재판이라면 유죄를 증명할 수 없겠으나 민사 사건이라면 배심원단을 설득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정황상 증거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모습. (사진=AFP)
이 보고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019년 10월 28일에서 11월 10일 사이에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연구원이 2019년 11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듬해 2월 관련 특허 출원 등을 감안하면 코로나19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전부터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중국은 이 보다 늦은 시기에 바이러스가 등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돌연 생물학적 안전 규칙을 강화한 점, 베이징의 고위 보건 관리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를 방문한 점 등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다고 해당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너구리 등 야생동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숙주였다는 주장도 검토했지만 “코로나19가 동물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WSJ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논쟁은 매우 ‘정치적’”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점도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데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상원 보건위 보고서의 결론은 앞서 미 에너지부가 지난 2월 백악관에 제출한 보고서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에너지부와 함께 중국 연구소를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으로 지목했다.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등 바이러스 자연발생설에 무게를 두고 있는 정보기관도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역시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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