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여행·관광업계 피해액 규모가 무려 13조원에 달했다. 이에 폐업 또는 사실상 폐업상태인 여행사가 4000여개가 넘어 줄도산 위기와 실업난 공포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관광객과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이 80% 이상 급감하면서 사실상 매출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여행사 대부분도 지난해 5000만원도 채 벌지 못했다. 이에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여행업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페업 상태 여행사, 지난해 상반기에만 4155개에 달해
지난 4일,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전국 여행업체 실태 전수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내용을 살펴보면 지난해 8월까지 폐업한 여행사는 202개였지만, 사실상 폐업 상태인 업체까지 합하면 415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총 1만 7664개(2020년 8월 말 기준) 업체로, 17개 광역 지자체에서 받은 여행업체 현황 리스트와 행정안전부 인허가 데이터를 합친 후 중복 및 동일 업체를 제외한 수치다. 이중 실질적으로 운영 또는 유지 중인 여행업 업체는 전체 모집단의 74.1%인 1만 3081개(2020년 10월 말 기준)다. 나머지 4583개 중 폐업을 완료한 곳은 202개, 폐업신고가 완료되지 않았으나 사실상 폐업 상태로 봐야 하는 경우가 3953개로 확인됐다. 여행업으로 등록돼 있으나 여행업체로 볼 수 없는 경우(홈쇼핑·백화점 등)도 428건으로 조사됐다.
영업형태, 매출, 종사자 수, 필요한 정책 지원 등을 묻는 설문조사에는 6105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중 80.5%가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5000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업계 종사자는 2019년보다 17.5% 감소한 2만 8571명으로, 업체당 평균 4.7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 9월 기준 1~2명 여행사는 70.6%로, 3~4명이 14.4%, 5명 이상은 15.1%에 그쳤다. 영세소규모 여행사가 전체 85%를 차지하는 셈이다. 코로나19 상황에 필요한 지원 정책으로는 경영안정 및 재도약 지원 등을 위한 자금지원이 가장 높은 응답을 받았다. 다음으로 4대 보험 사업주분 감면, 법인세 감면 등의 세제지원을 꼽았다.
|
◇관광객 80% 이상 급감…관광·여행업 피해액만 ‘13조원’
코로나129 확산으로 여행·관광업종의 피해액도 무려 13조원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위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광업종의 경우 국내외 관광객 급감과 소비지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피해 규모가 ▲여행업(7조4000억 원) ▲호텔업(4조3000억 원) ▲유원시설업(1조3000억 원) ▲국제회의업(1조1000억 원) ▲카지노(1조9000억 원)로 조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관광객은 250여만 명으로 2019년 대비 무려 85.7%가 감소했다. 이에 관광 수입 감소액은 21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들어서도 많이 감소해 지난 1월 기준 방한 관광객은 4만8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3% 감소했으며, 관광 수입은 약 1조5000억 원 감소했다.
이에 중소여행사들이 모여 거리로 나와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우리 여행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여행업계 생존권 보장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 요청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14일 자가격리기간 축소와 손실 보상 △우수 방역 국가와의 트래블버블 시행 △무담보 신용 대출 확대 △코로나 종식까지 여행업 고용유지지원 특별업종 지정 연장 △세금납부 유예 및 감면 정책 즉각 시행 △여행인솔자 및 가이드 등 여행업 종사자들의 생존권 보장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우리 여행협동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관광업체 약 600곳이 문을 닫았고 종사자 10만여명은 생계를 잃었다“면서 “여행업계가 무너지면 대한민국 서비스산업의 전락을 야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