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폭스콘, 위스콘신에 더 큰 투자할 것"

정다슬 기자I 2019.05.03 11:58:55

"폭스콘 투자 중단 후 위스콘신 황폐화" 보도 이은 행보
폭스콘 "올해 여름까지 공사 재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이 2018년 6월 28일 미국 위스콘신 벨리 사이언스 앤드 테크놀로지 파크를 함께 돌아보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애플의 납품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조만간 미국 위스콘신주에 더 큰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미국 백악관이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폭스콘의 회장인 궈타이밍(郭台銘·테리 궈) 회장이 대만 총통에 도전하겠다며 회장직에서 물러나자 투자 계획이 백지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궈 회장이 만나 폭스콘의 위스콘신주 투자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폭스콘의 투자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궈 회장이 “위스콘신주에 많은 돈을 쓰고 있으며 곧 더 큰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궈 회장은 2017년 7월 백악관에서 회동한 뒤 “위스콘신에 대규모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제조 공장 단지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두 사람은 마운트 플레전트 지역에서 100억달러(약 11조 6000억원)을 투자해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 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폭스콘의 투자로 1만 3000여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됐다. 간접 고용유발 효과도 3만~5만명으로 추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착공식에 참석해 첫 삽을 뜨는 등 폭스콘의 위스콘신 투자를 자신의 일자리 공약의 상징사례로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1월 이 사업은 폭스콘이 투자 계획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폭스콘은 제조업 공장 대신 연구·개발(R&D)에 초점을 맞춘 ‘테크놀로지 허브’를 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현재 상당히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달 29일 폭스콘의 투자가 지연되면서 위스콘신주가 황폐화됐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폭스콘의 제조공장 설립에 맞춰 준비하던 위스콘신이 허허벌판이 됐고 올해 초 가동하기로 했던 오 클레어의 테크놀로지 허브 건물은 짓다가 만 상태도 방치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무리한 공약 추진이 이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더버지는 “폭스콘이 위스콘신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다”고 꼬집었다.

만약 위스콘신주 투자계획에서 한 발 뗀 폭스콘이 다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할 경우, 사태는 다시 반전을 거듭할 모양새다. WSJ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궈 회장의 만남에 대한 소식을 전하며 폭스콘이 다시금 테크놀로지 허브 건물 건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콘은 2020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2019년 여름까지 공사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편,대만 총통 선거전에 나선 궈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밀회 행보도 눈여겨볼 대목 중 하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궈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만약 자신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미국의 지지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궈 회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이 “트러블메이커”가 아닌 “피스메이커”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궈 회장이 “대만 선거에서 지지 문제에 논의하지 않았다. 그(궈 회장)는 단지 좋은 친구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