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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경찰, '온라인 그루밍' 디지털 성범죄자 첫 검거

양지윤 기자I 2020.10.06 11:15:00

정서적 지지 해주거나 놀이로 유인해 범죄
코로나19로 온라인 접속시간 많은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 늘어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코로나19로 등교를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아동, 청소년들을 유인한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3명이 서울시와 경찰의 공조로 붙잡혔다. 10~20대 초반의 남학생인 가해자들은 게임과 채팅애플리케이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의 익명성을 이용해 정서적 지지를 해주며 사진이나 영상물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찾아가는 지지동반자’가 경찰과 협력해 가해자 3명을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가해자 중 한 명은 게임·채팅앱을 통해 접근해 정서적 지지를 해주고 성착취 영상을 받아냈다. 또다른 가해자는 야한놀이, 노예미션 같은 재미있는 놀이를 하자고 접근해 성착취 영상물을 요구했다. 연예인이 꿈인 청소년에게 꿈을 이뤄주겠다며 사진, 영상물 등을 요구하는 가해자도 있었다.

서울시는 “n번방 사건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유인해 사례금을 주며 성 착취물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엔 온라인 접속 시간이 많은 아동·청소년에게 정서적 지지를 해주고 사진과 영상물을 착취하는 ‘온라인 그루밍’ 방식으로 범죄양상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검거는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를 통한 첫 검거 사례로 서울시와 경찰의 공조로 이뤄졌다.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사업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구제 지원서비스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한편 찾아가는 지지동반자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피해 지원 초기(지난해 10월~올해 3월 중순) 아동·청소년 피해자는 총 10명으로 전체 피해자의 13.5%를 차지했으나 3월 중순 이후 8월까지 총 21명(24.1%)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지원은 총 74건에서 309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특히 13세 미만의 아동 피해자는 n번방 사건 이전에는 없었으나 n번방 사건 이후에는 온라인 그루밍, 불법촬영 등 피해 지원 건수가 104건(중복)으로 증가했다.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보도되면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대돼 피해 지원을 요청하는 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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