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 부연구위원은 22일 ‘재정포럼 6월호’에 기고한 ‘정부이전지출 확대에 따른 가구의 소비지출 행태 분석-보육료·유아학비 지원정책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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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12년부터 만 0~2세와 만 5세 아동이 있는 가구에 대해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보육료를 지원했다. 2013년부터는 만 3~4세 아동도 정책대상에 포함해 만 0~5세 아동 모두 보육료 정책대상이 됐다. 올해 기준 종일반 및 야간반 보육료 지원단가는 만 0세는 47만원, 만 1세는 41만원4000원, 만2세는 34만3000원, 만 3~5세는 22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24시간 보육의 경우 종일반 및 야간반보다 1.5배 높은 수준으로 지원단가가 산정돼 있다.
보고서는 지난 2012년부터 가구 소득수준에 관계 없이 지원되기 시작한 보육료와 유치원비 지원 정책에 따른 효과를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이용해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소득수준을 4분위로 나눠 봤을 때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사회복지와 초등교육에 대한 소비지출 수준이 더 크게 감소했다. 정부 지원이 모든 계층으로 확대되면서 고소득층이 더 수혜를 봤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영아가구의 경우 소득이 낮은 1·2분위는 사회복지 및 초등교육에 대한 소비지출 감소폭이 1만원 이하로 추정됐으나 소득이 높은 3·4분위는 각각 3만5036원과 4만8128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가구 역시 1분위(5만1787원)보다 4분위(8만9825원)의 소비지출 감소폭이 컸다.
소득분위를 나누지 않고 분석했을 때도 보육료와 유치원비 지원은 대체로 영유아 가구의 양육비 부담을 줄여주지만 영유아 발달을 포함한 영유아 삶의 질 개선에 기여했는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만 1∼2세 영아가 있는 가구는 사회복지 및 초등교육 월평균 소비지출이 2만4881원 감소했고, 만 5세 유아가 있는 가구는 6만34원 감소했다. 서적, 문구, 학원 및 보습교육, 악기, 장난감 및 취미용품 등 영유아 삶의 질 개선과 관련한 지출항목들은 대체로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영유아 가구의 양육비 부담 경감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보육료 지원정책의 경우 영유아 가구의 보육료 지출이 감소한 만큼 사교육 지출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양육수당이나 아동수당은 영유아가구에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이지만 지급받은 현금을 부모가 자신들의 여가활동 또는 기호품 구입을 위해 지출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권 부연구위원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정부이전지출은 사용처를 제한하는 바우처 또는 기프트카드 등 현물로 제공하는 것이 현금 지급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며 “양육비용 감당 여력이 충분한 고소득계층에도 같은 지원을 하는 것은 정책 타당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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