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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없는’ 서울시향 첩첩산중…구원등판 최흥식, 금감원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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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17.09.06 12:10:00

음악감독직 2015년 말부터 21개월째 공백
불안정운영체제 악단 비전·동력상실 우려
“음악감독 후보 평가 차질 없이 진행 중,
임명시 아쉽지만 서울시 절차대로 뽑을 것”

정명훈 전 감독 시절 서울시립교향악단 모습(사진=서울시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최흥식(65)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차기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번 주 안에 최 대표를 새 금감원장에 공식 내정하고 인선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에 따라 최 대표가 새 금감원장으로 임명되면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은 위기 속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수장을 잃게 된다. 2015년 12월 정명훈 지휘자의 사임 뒤 수개월째 음악감독이 부재인 상황에서 넘어야 할 난관이 첩첩산중이다.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
최 대표는 2014년 말 직원 막말 파문으로 사퇴한 박현정 전 대표의 뒤를 이어 6개월간의 공백 끝에 2015년 7월 1일부터 서울시향을 맡아 이끌어왔다. 경찰 조사와 고소 고발 등 서울시향을 둘러싼 문제들이 산재한 가운데 운영 시스템의 재구축 등을 통해 뚝심 있게 잘 끌어왔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예술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서울시향의 연주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석객원지휘자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통상 상임지휘자 임명에 2~3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예술감독 공백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단원들의 음악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마르쿠스 슈텐츠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와 티에리 피셔 지휘자를 공동 수석객원지휘자로 임명해 올초부터 서울시향의 정기연주를 번갈아 맡고 있다. 한 명의 ‘빅 네임’에 의존하기보다 대처 가능한 인력풀을 갖춰 운영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게 최 대표의 복안이다.

공석인 음악감독은 자문위원회를 통해 후보군을 10명 안팎으로 추려 평가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실제로 활동하기까지 음악계의 관행상 2∼3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정식 부임까지는 빠르면 2018년 하반기, 늦어도 2019년까지 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단의 경영 및 운영 시스템도 재구축했다. 지난 10년간 유지해왔던 교향악단의 관리 방식이나 단원들의 채용·평가·교육·보상 시스템에 변화를 줬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최 대표의 내정 소식과 관련해 “전혀 몰랐다. 오늘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음악감독 평가 과정은 자문위에서만 공유할 뿐 비공개 내용이라 어느 단계까지 접어들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계획에 맞춰 순차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불안정한 운영 체제가 길어질 경우 악단 비전 설계와 단원들의 동력 상실이 우려된다. 실제로 박 전 대표 사임과 정명훈 지휘자 사퇴 후 2015, 2016년 2년새 서울시향의 티켓 판매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 까닭이다. 2014년부터 3년간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티켓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400석) 기준으로 2014년 92%(총 18회·평균 2201장)였던 판매율은 2015년 84%(22회·2050장)로 8포인트 줄었다. 이어 지난해엔 72%(25회·1716장)까지 급락했다.

지휘자 문제는 수석객원지휘자 제도를 신설해 리더십과 연주력 사이의 간극을 어느 정도 봉합해놓은 상태지만 능력 있는 단원 이탈을 막는 것도 급선무다. 서울시향 측은 “최흥식 대표가 금감원장으로 임명되면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향 대표이사 임명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냐”고 했다. 최흥식 대표와는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 대표는 경기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연구원, 학자, 민간 금융회사 사장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참여정부 때 한국금융연구원장을 맡았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일하다 2010년 하나금융그룹에 영입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과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다. 최 대표가 새 금감원장으로 임명되면 최초의 민간 출신이 된다. 금감원장에는 애초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내정 단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금융권은 물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까지 나서 “금융 경험과 식견이 부족하다”고 반대하면서 최 대표가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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