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매년 8월 1~7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가 지정한 ‘세계 모유수유 주간(World Breastfeeding Week, WBW)’이다. 유니세프의 협력기구이자 전 세계 모유수유 권장 기구들의 협의체인 세계모유수유연맹(WABA)은 모든 여성들이 모유를 먹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모든 영아들이 출생부터 6개월까지는 모유만을 먹을 수 있게 하며, 생후 2년이 될 때까지는 적절한 이유식을 먹이면서 모유수유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모유는 아기에게 가장 이상적인 음식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모유는 아기의 지능과 신체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와 면역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또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엄마와의 피부 접촉 등을 통해 정신건강, 정서나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최세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모유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영양분이고, 모유수유는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다”며 “엄마와 아기가 건강하다면 모유수유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모유수유는 현실적인 문제가 따르긴 하지만, 아기가 원하고 엄마가 줄 수 있는 한 계속 하는 게 가장 좋다. 대한모유수유의사회와 세계보건기구, 유니세프는 생후 24개월 이상의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있다. 호주에서 최근 발표한 한 연구에 따르면 모유를 만들어 내는 유선포가 출산 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데 약 15개월이 소요된다. 즉 신체적 변화를 고려하더라도 15개월 이상 모유수유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세경 교수는 “모유수유 기간은 엄마와 아기의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되, 엄마의 편의 때문에 일방적으로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것(단유)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엄마의 질병 상태 등에 따라 더 이상 모유를 먹일 수 없는 경우에는 단계적으로 모유수유의 양을 줄여나가는 게 좋다. 또 모유수유를 오래 하면 단유가 더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모유수유를 서서히 줄이면 단유를 더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생후 6개월부터는 모유수유만으로는 철분 섭취 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병행하면서 이유식을 시작하도록 한다. 돌 이후에도 우유보다는 모유수유를 우선으로 하는 게 좋다.
최세경 교수는 “모유는 우유보다 영양 면에서 월등한 가치가 있고 생후 6개월이나 1년 후에도 아이에게 전달되는 면역물질의 양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며 “수유 시작과 마찬가지로 단유도 아이에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행복한 여정이다. 단유를 해야 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간에 얽매이기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