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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실리콘밸리에서 기업들은 인재 영입을 위해 높은 연봉과 특전을 제공해왔지만, 최근 AI 전문인력이 제안받는 보상 수준은 기존 업계 관행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WSJ은 전했다.
AI 분야의 이러한 인력 쟁탈전은 AI를 제외한 다른 소프트웨어 기술 분야에서 최근 들어 해고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기업들이 최근 AI 분야 기술개발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다른 자원을 재배치하는 것도 이런 추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데이터관리 스타트업인 데이터브릭스의 나빈 라오 생성형 AI 부문 수석은 “우리가 추구하는 인재상에 장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한쪽에선 인재가 넘치고 다른 쪽에선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구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거대언어모델(LLM) 등 AI 관련 전문성을 지니거나 AI 오작동과 같은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AI 분야 영업사원도 수요가 많지만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상황이 급변하는 기술 전환 초기에 영업을 하려면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을 갖춘 지원자는 다른 소프트웨어 영업사원보다 약 두 배의 연봉을 받는다.
AI 인재를 위해 기업들은 고액 연봉 지급도 불사하고 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구인 제안에 응한 후보자 6명의 평균 급여는 기본급에 보너스와 주식을 포함해 92만5000달러였다. 구직 사이트에 자신의 급여를 공개한 메타의 머신러닝 및 AI 엔지니어 344명의 평균 연봉은 40만달러에 육박했다. AI를 사용해 제약사가 보다 효율적인 약물 시험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로 헬스의 스콧 체담 최고경영자(CEO)는 업종 대표기업이 지불하는 급여의 상위 25%를 임직원들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컨설팅회사 WTW가 업계 종사자 15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4월부터 2023년 4월까지 1년간 AI 및 머신러닝 부문 관리직의 급여 인상률은 최소 5%이며, 최대 11%에 달했다. 실리콘밸리 취업시장 동향이 바뀌다 보니 AI 개발자가 아닌 관련 경력을 가진 관리직도 덩달아 연봉이 오른 것이다.
이에 AI에 대한 경험이 없는 기술 인력들도 새 직장을 구하기 위해 AI 관련 경력을 이력서에 추가하려고 노력 중이다. 유펜 경영대학원 와튼스쿨이 최근 샌프란시스코에 4일짜리 ‘생성형 AI와 비즈니스 혁신’ 교육과정을 1만2000달러(약 1600만원)에 개설했는데 모집 정원 50명이 순식간에 마감됐다.
메타를 그만둔 뒤 컨설팅 분야에서 일하는 알렉시스 루커트는 WSJ에 “AI 관련 지식이 있어야 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변 기술 분야 종사 친구들도 알아차리고 있다”며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우려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