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정상진료합니다"…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첫날, 국립암센터 가보니

김범준 기자I 2023.07.13 13:45:20

13~14일 보건의료노조 19년 만 총파업 돌입
국립암센터, 양일 수술·외래진료 취소했지만
'의료공백 최소화' 노사 합의로 파업 인원 줄여
오전 접수·대기 한 자릿수 '한산'…정상 진료 중

[고양=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국립암센터는 금일 ‘정상진료’ 중입니다.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산별 총파업 대회 1일차인 13일 오전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 신관 접수 창구가 한산한 가운데 전광판에서 ‘정상진료’를 안내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13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국립암센터 곳곳엔 이와 같은 안내문이 대형 전광판에 걸려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국립암센터 진료 시작시간과 함께 본관 1·2층과 신관 1·3층에 각각 마련된 수납·예약·수속 창구들은 대부분 열려 있고 직원들이 제자리를 지키며 업무를 봤다. 한산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내원객과 환자들은 접수창구와 병동을 오갔다.

아침 일찍 국립암센터에서 진료 및 검사 접수와 비용 수납을 하려는 내원객들은 손에 꼽을 정도여서 각 창구 앞 대기 좌석들은 텅 비다시피 여유가 있었다. 창구별 대기현황을 보여주는 전광판도 ‘외래수납·예약 9명’ ‘퇴원수납 0명’ ‘입원 0명’ 등 한자릿수 수준의 안내만 떠 있는 정도였다. 창구 직원들은 이따금 내원객을 상대하며 “위층으로 진료 보러 가세요” “오늘 검사·진료비 다 하셔서 19만원입니다” 등의 안내말을 건넸다.

수납·예약 창구가 한산하다 보니 병원 내 개별 검진센터와 진료실들도 한산한 접수창구와 함께 대기자가 거의 없었다. 평소 국립암센터의 하루 평균 전체 외래진료 1000건 안팎 수준으로 붐볐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이날 오전 국립암센터를 찾은 60대 남성 전모씨는 “정상적으로 검사 예약하고 받으러 왔다”면서 “접수 과정에서 딱히 불편한 건 없었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김모씨도 “오늘 진료를 본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평소와 달리 사람들이 없어 빠르다”고 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산별 총파업 대회 1일차인 13일 오전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가 정상 진료를 하는 가운데 병동 내부 진료·검진실들이 한산한 모습이다.(사진=김범준 기자)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공공병원 지원 및 간호사와 환자의 비율을 1대 5로 제도화할 것 등을 주장하며 이날과 14일 양일간 19년 만의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전국 145곳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일제히 총파업이 시작되면서 간호사 등 보건의료 60여개 직종 인력 최대 4만5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암센터도 당초 보건의료 인력 절반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앞서 이날과 오는 14일 예정된 암 환자 수술 100여건과 외래진료 2000여건을 전면 취소하고 일부 입원 환자들을 퇴원 조치했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는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총파업에 동참하되, 이날부터 양일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리는 산별 총파업대회에 최소 인원만 참여하는 것으로 전날 늦은 밤 병원 측과 극적 합의했다. 이날 산별 총파업 1일차 집회 현장은 국립암센터 조합원 약 200명만 참가한다. 이 중에는 이날 근무가 없는 비번 등 휴무 인력들도 포함됐다.

한성일 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장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총파업 참여 인력을 최소화해서 시작한다”면서 “이번 총파업은 정부와 노조의 노정교섭이 잘 이뤄져야 한다는 게 모든 의료기관의 공통분모”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도 정상 진료가 가능해지면서, 국립암센터는 기존에 진료 또는 수술 예약이 취소된 환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정상 진료를 안내하고 있다. 현재 국립암센터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정상적인 진료예약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노사간 협의에 진전이 있어서 이날 오전에 정상 운영이 결정돼 현재 정상 진료가 진행 중”이라며 “취소했던 외래 진료와 수술 건에 대해 다시 안내 드리고 일정을 잡으면서 오후부터는 다시 내원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