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리스크에 유가·금리 동반 급등…“에너지 공급망 정상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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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3.12 07:54:18

iM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국제유가와 주요국 국채금리가 동반 급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대규모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에도 시장이 안도하지 못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공급망 차질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언한 가운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유조선 뤄자산(Luojiashan)호가 오만 무스카트 해역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전쟁 조기 종료나 미국의 출구전략도 중요하지만, 결국 호르무즈 해협발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풀려야 유가와 금리 모두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 주도로 4억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이 발표됐지만 유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5.6% 오른 배럴당 88.11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도 92달러까지 올랐다.

시장은 전략비축유 방출만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긴장에 따른 공급망 불안을 상쇄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보고서는 맥쿼리 분석을 인용해 이번 방출 규모가 전 세계 하루 원유 생산량 기준 약 4일치, 걸프 해역 통과 물동량 기준 약 16일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결국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해제되거나 최소한 유조선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호위 시스템이 구축돼야 유가가 추세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이 같은 호위 체계 구축에는 수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고유가와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곧 큰 안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통과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목으로 꼽혔다.

문제는 유가 상승이 단순히 에너지 가격 불안에 그치지 않고 국채금리 급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월 11일 종가 기준 4.227%까지 상승했다. 이란 사태 직전인 2월 27일 3.937%와 비교하면 약 29bp 오른 수준이다.

영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약 45bp 급등하면서, 당초 기대됐던 영란은행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란 사태 이후 주요국 금리 상승폭은 영국이 가장 컸고, 프랑스와 한국, 미국도 뚜렷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고유가 국면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당장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지는 않더라도, 시중금리인 국채금리 상승 자체가 금융시장에는 부담이라는 게 박 연구원의 판단이다. 미국에선 이미 사모대출 부실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고, 영국에선 모기지업체 MFS의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부동산 금융시장 불안이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채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면 신용시장 전반의 경색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사모대출 시장의 유동성 위축 가능성이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사모대출 부실화 우려 확산으로 사모대출 투자펀드의 환매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JP모건체이스가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 관련 사모대출 담보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한 점도 시장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이미 아마존, 알파벳, 오라클 등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대규모 회사채를 잇달아 발행하면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는 가운데, 국채금리 급등까지 지속되면 민간 신용시장에 유동성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박 연구원은 이번 이란 사태의 핵심 변수가 단순한 전쟁 확산 여부가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 여부에 있다고 봤다. 전쟁 조기 종료나 미국의 출구전략도 중요하지만, 우선 원유 수송 차질이 해소돼야 유가 안정은 물론 신용 우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채금리 상승세도 진정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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