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무안공항 대합실에 붙여진 129장의 편지에서 유족들이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사랑해’(84회), ‘편안히 지내’(31회), ‘행복해’(31회), ‘미안해’(22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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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잃은 아내는 “사는 동안 두 다리로 아등바등 오로지 가족과 일밖에 몰랐는데…당신에게 닥친 시련이 너무나 감당이 안 되네. 얼마나 무섭고 고통이었을까”라며 “인사 없이 가서 많이 서운한데 내가 참아야지. 고생 많았고, 사랑합니다. 많이 사랑했어요”라고 적었다.
28세에 만나 27년 2개월간 함께한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은 “딸 둘, 아들 하나 잘 키워 시집 장가 보낸 후 죽게 되는 날 꼭 마중 나오시기를 바라네. 그때 저승에서 같이 살게. 사랑해. 꼭 만나자”고 약속했다.
무뚝뚝했던 아들은 “사랑한다”는 그 말 한마디 못 해보고 엄마와 누나를 떠나보낸 것을 생각하며 회한에 잠겼다. 그는 “꿈에라도 찾아와. 기다리고 있을게. 사랑해”라고 적었다.
망고를 사 오라고 부탁했던 막내딸은 “엄마 아빠 망고 안 사 와도 되니까 얼른 와…지금이라도 오면 내가 용서해줄게. 그래! 망고 안 사 와도 반겨줄게! 안돼?”라며 애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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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잃은 엄마는 “우리 예쁜 효녀 딸은 가고 없는데 딸이 매달 어김없이 보내는 용돈 입금 문자가 오네…”라며 “사랑한다는 말도 못 해주고 멀리 떠나보내 미안해”라고 인사했다.
아빠는 “사랑하는 우리 아들, 며느리. 짧은 기간에 참 많은 행복 주어 정말 고맙다. 정말로 사랑했다”는 말과 함께 자식들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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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습 당국은 지난 6일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179명의 시신을 모두 유가족에게 인도했다. 사고 11일 째인 8일에는 광주, 전남, 서울, 경기 등 전국에서 희생자들의 장례가 치러졌다.
당국은 일부 분향소 운영, 방명록과 메시지를 희생자들의 49재가 치러지는 다음 달 초까지 유지·보관할 계획이다. 이후 추모 공간 마련 전까지 유가족과 협의해 영정사진과 위패를 인도하거나 메시지를 따로 보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