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감사원, “방심위, 국가보안법 위반 심의 부당처리…직원 징계 요청”

윤정훈 기자I 2024.05.13 14:00:01

감사원, 방심위 직원 2명에 대해 북한 연대사 유통 관련 징계 요청
국정원의 유통 정지 요청에도 방심위 심의 요청 각하
정치적 논리 개입으로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 제기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감사원은 작년 민주노총이 북한 조선노동당의 외곽단체 조선직업총동맹(직맹)의 연대사를 홈페이지에 유통한 것을 제지하지 않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직원에 대해 징계를 요청했다.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직맹의 연대사
감사원은 13일 방심위의 부절적한 업무처리 관련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 등이 국내 통신망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심의를 개시하지 않고, 통신심의소위원회에 증거자료를 부실하게 제공한 직원 2명에 대해 징계하라고 요청했다.

북한 직맹은 2022년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22주년을 맞아 6.15남측위원회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에 연대사를 보냈다.

이 글은 “현실은 미국의 반공화국적대시정책과 반통일 보수 세력의 외세의존, 동족대결 광기를 제압하지 않고서는 우리 민족의 자주적 통일과 조선반도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북남선언들을 성과적으로 추진해나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과 그 추종세력의 전정대결광란을 저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대사가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국정원은 연대사가 국가보안법에 위반한다며 유통 정지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했다.

현재는 북한 연대사 게재된 민주노총 홈페이지가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이후 방심위는 2023년 10월 30일 76차 통신소위에서 ‘시정요구(접속차단)’를 결정하며 3개 정보통신망에서 직맹의 연대사를 안보이게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건에 대해 정치적 논리가 개입됐다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한다. 작년 2월 통신소위에서 3대2로 ‘해당없음’ 의결이 났는데, 방심위원 구성이 여권 다수로 바뀌면서 재심의가 요청됐다는 지적이다.

방심위는 이외 국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불법 사이트로 특정한 A사이트가 KT, LG유플러스에서 접속되지 않는 것만 확인해 SK텔레콤 유통망을 통해 7개월간 노출된 것도 지적했다. 방심위는 방통위로부터 국정원의 심의요청 공문을 이첩 접수(4월 11일)하기 전 2023년 4월 4일 심의 요청을 각하했다.

감사원은 “관계기관이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 등에 대한 심의를 요청한 사항에 대해 국내 정보통신망에서 유통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부당하게 각하 처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며 “동일한 불법정보에 대해 2개 이상의 기관에서 심의를 요청한 경우 각 기관이 제공한 증거자료가 통신소위 등에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등 심의지원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