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원 진짜로 파쇄…베컴 비난했던 英코미디언 공약 실행

이성민 기자I 2022.11.21 11:18:56

베컴에 월드컵 홍보대사 사퇴 촉구해온 英코미디언
"사퇴 않으면 1만파운드 파쇄" 약속 이행한 영상 공개
"성소수자 옹호한다더니 反게이 국가 카타르와 거래"

[이데일리 이성민 인턴기자]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카타르월드컵 홍보대사에서 사퇴하지 않으면 1만파운드(약 1600만원)를 파쇄기에 갈아넣겠다고 공언했던 영국 코미디언이 실제로 돈을 갈아넣는 영샹을 공개했다. 베컴이 끝내 홍보대사직에서 물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의 코미디언 조 라이셋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1만파운드를 산업용 파쇄기에 갈아 넣는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성소수자를 옹호했던 베컴이 성소수자를 탄압하는 카타르의 월드컵을 대변하는 건 모순이라며 베컴이 카타르월드컵 홍보대사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50초 분량의 영상에는 라이셋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옷을 입고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파쇄기에 돈을 갈아 넣는 모습이 담겼다.

영국의 코미디언 조 라이셋이 1만파운드(약 1600만원)를 산업용 파쇄기에 넣어 갈아버리는 모습.(사진=조 라이셋 트위터 영상 캡처)


범성애자인 라이셋은 지난 13일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베컴이 2022 카타르 월드컵 홍보대사직에서 사퇴하지 않으면 개막식이 열리는 20일 1만파운드를 파쇄기에 넣어 갈아 버리겠다”며 “돈과 함께 ‘게이 옹호자’인 베컴의 지위도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컴은 게이 팬들을 옹호한 최초의 프리미어 리그 축구 선수지만, 예상을 뒤엎고 세계에서 게이가 살기 가장 힘든 곳 중 하나인 카타르와 거래했다”고 맹비난했다.

카타르는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는 국가다. 최악의 경우 이슬람교의 율법인 ‘샤리아’에 의거해 사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지난 8일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대사가 동성애는 정신적 손상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라이셋은 다만 베컴이 월드컵 개막 전까지 홍보대사직을 내려놓는다면 1만파운드를 파쇄하는 대신 성소수자 인권단체에 기부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올린 영상은 베컴이 끝내 홍보대사직에서 물러나지 않자 약속을 지켰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하지만 라이셋이 파쇄한 돈이 진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그동안 베컴은 자신의 게이 축구 팬들을 옹호하고 영국의 대표적인 게이 잡지 ‘애티튜드’의 표지 모델로 나서는 등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알리는 대표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1억 5000만파운드(약 2389억원)라는 거액의 돈을 받고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카타르와 2022 월드컵 홍보대사 계약을 맺은 이후 많은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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