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8월 몽골에 편의점 CU 진출을 알리며 홍석조 BGF그룹 회장이 밝힌 이같은 포부가 현실이 됐다. 당시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1호점 CU샹그리아점 등 6개 점포를 낸 몽골 CU는 그로부터 3년 8개월여 만인 이달 20일 200호점을 내며 현지에서 ‘편의점=CU’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터다. 홍 회장의 강한 의지와 더불어 그의 ‘믿을맨’이자 ‘전략통’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의 치밀한 전략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먹혀들어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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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은 몽골 CU가 ‘CU보양트오카점’을 오픈하면서 현지 200호점을 달성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해외에서 200호점을 개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에 더해 몽골 내 CU 확장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실제로 몽골 CU는 첫 진출 이후 100호점 돌파까지 26개월여가 소요됐지만 이후 이보다 짧은 18개월여 만에 200호점을 내는 성과를 냈다. 그만큼 몽골에서 CU의 브랜드 파워가 높아진 결과 점포 확대에도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번 200호점 ‘CU보양트오카점’은 그간 울란바토르 도심에 집중됐던 점포들과 달리 도심에서 외곽 지역에 오픈한 첫 점포이기도 해, 몽골 CU는 이를 시작으로 몽골 전역으로 신규 점포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1년여 뒤인 내년 상반기까지 300호점을 목표로 설정하며 성장 속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몽골 CU는 현지 편의점 업계 점포수 기준 70% 이상의 압도적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한 상태다. CU보다 2개월여 앞서 몽골 시장에 진출했던 미국계 편의점인 서클K가 CU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지난달 최종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현지 점포들을 몽골 CU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현지 운영사 센트럴 익스프레스에 매각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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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클K를 밀어낼 수 있었던 데에는 이 대표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형 편의점 모델을 몽골에 도입한 이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각 점포당 객수와 매출을 모두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몽골 CU 점포당 하루 평균 객수는 한국의 약 3배인 1000명에 이르며 지난해 몽골 CU 매출 역시 전년 대비 80%가량 신장했다.
구체적으로 먼저 다양한 먹거리 수요를 겨냥해 김밥 등 한국식 간편식품을 비롯해 토스트, 핫도그 등 즉석조리식품을 판매하고 몽골식 찐빵인 보즈와 몽골 전통 만두튀김인 효쇼르 등 현지 식품도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해 현지화에도 성공했다. CU의 즉석원두커피인 GET 커피는 점포당 하루 평균 200잔의 판매고를 올리며 몽골의 커피 문화를 주도했으며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편의점 배달 서비스도 도입해 1년 만에 누적 이용 건수 150만건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몽골 CU와 손잡은 센트럴 익스프레스 역시 이같은 성과들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몽골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몽골 IPO(기업공개) 사상 최대의 공모 금액(401억 투그릭)과 청약 인원(1만여명)을 기록하기도했다.
지난 20일 200호점 오픈식에 직접 참석한 이 대표는 “몽골 CU 200호점 오픈은 해외 무대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대한민국 CU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CU는 대한민국 편의점 1등 브랜드로서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쌓은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회장의 해외시장 공략 의지에 포스코그룹이 힘을 보탤지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CU는 지난해 10월 80여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한 국내 대표 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을 잡고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모색 중이다. CU의 브랜드 파워와 상품 기획력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상품 소싱 및 물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현지 사업 운영 역량이 더해질 경우 더 다양한 해외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