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사기범 10명 중 8명 2030'청년백수'

정다슬 기자I 2015.06.29 12:00:00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고의로 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받아내는 자동차보험 사기범의 78.4%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해본 적이 없는 20·30대 청년들의 숫자가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고용절벽’에 따른 보험사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보험사기로 적발된 2030세대 가운데 대부분이 안정적인 직장이 없었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적발된 89건의 보험 사기를 분석한 결과, 혐의자 426명 중 44.8%가 20대, 30대가 33.5%로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10대도 2.8%로 12명을 차지했다. 40대는 10.3%, 50대는 6.1%였다.

이들이 일으킨 자동차 사고는 2008건이었고 지급된 보험금은 총 94억 8600만원으로 1건당 1억7000만원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88.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수사기관에 통보된 89건 중 1인 단독 건은 36건으로 모두 남성이었다. 자동차보험 사기는 친구, 동종업 종사자, 가족 등 다수의 지인들과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특징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혐의자의 대다수가 일정한 소득이 없었으며 친구, 선·후배 등 지인과 함께 공모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혐의자의 88.7%가 남성인 이유는 사고가 일어나면 부상 위험성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진로변경, 안전거리 미확보, 교통법규 위반 등 사고가 일어나면 과실비율이 큰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유발한 후 합의금이나 미수선수리비 명목으로 현금을 요구했다. 또 아예 처음부터 가해자와 피해자, 동승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고의사고를 낸 경우도 전체 사고의 69%를 차지했다.

대부분 경미한 사고를 유발한 뒤 실제 입원치료 또는 파손된 차량수리는 하지 않고 합의금 및 미수선수리비 명목으로 현금 지급을 요구했다.

자동차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진로변경이 32.6%, 안전거리 미확보로 후미추돌 18.6%, 보행자사고 12.7%, 법규위반 10.6% 등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사기관에 통보된 89건 가운데 수도권이 48건으로 가장 많고 광역시 26건, 나머지 시.도 15건 등의 순이었다.

차량통행이 많고 복잡한 수도권과 광역시는 진로변경 차량 대상 사고가 많았고 교통량이 적은 지방 시.도는 후미추돌 사고가 다수를 차지했다.

국산차를 이용한 비율이 63.6%로 가장 높았고 외제차와 이륜차도 각각 16.9%, 13.8%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금감원 보험사기인지시스템(IFAS)에 소셜 네트워크 분석 기능을 도입해 보험사기 혐의자 간 공모, 사고 다발 여부 등을 정밀분석할 방침이다. 아울러 교통법규를 반드시 지켜 보험사기범들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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