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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이날 화상회담을 열었다. 양국 국방수장이 회담을 연 건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이어 지난해 중국의 정찰풍선 사건이 발생하면서 양국의 고위급 대화는 한동안 단절됐다.
이후 외교·경제 분야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고위급 대화가 다시 시작됐지만 국방 분야에선 중국 국방부장 교체 등과 맞물려 마지막 과제로 남아 있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 후에야 양국은 단계적으로 고위급 군사 대화를 재개했다.
미 국방부는 “두 장관은 미·중 군사 관계와 역내·외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 핵심 의제는 남중국해 문제였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필리핀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미국이 잇달아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어서다. 오스틴 장관이 둥 부장에게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강조했다. 반면 둥 부장은 “미국은 중국의 확고한 입장을 인정하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며 역내 평화와 안정적인 군사 관계를 위해 미국에 구체적 행동을 요구했다. 대만 문제를 두고서도 대만 해협 안정을 강조하는 오스틴 장관과 대만을 자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둥 부장 의견이 엇갈렸다. 이외에 우크라이나·북한 문제 등도 이번 회담 의제로 올랐다.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이견을 확인하긴 했지만 양측은 최고위급 대화가 재개된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의 우려 사항에 관해 솔직히 얘기하면서 미·중 경쟁이 충돌로 치닫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평가했다. 미국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과 중국 동부·남부전구 사령원 간 대화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중국 화답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