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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6선 의원과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이제 국회에서의 제 역할은 내려놓을 때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국회 임기인 내년 5월 말까지 의정 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군주민수(君舟民水), 국민은 정치인이라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는 가슴에 새기면서 거친 비바람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은 것은 바로 대전시민의 크나큰 사랑 덕분”이라며 “국회가 3권 분립의 토대 위에서 굳게 서서 상생과 협치의 길을 여는 것은 아직도 먼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 의원은 앞으로 개헌과 선거제 개편 등을 통한 국가 통치구조 변화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제왕적이라고 지적되는 대통령제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개헌’으로만 가능한 것”이라며 “협치를 만들기 위해 어느 한 당도 전체 의석의 과반을 넘지 않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1당이든 2당이든 다른 한 당 이상과 합의할 때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는 ‘연합과반’을 만들 수 있는 선거제도가 필요하다”며 “22대 국회는 국민의 신뢰 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과 협치의 제도 개혁을 반드시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날 총선 불출마 선언 배경에 민주당 지도부의 판단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오늘 불출마 선언 회견에 앞서)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두 분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홍 원내대표와 잠시 통화를 나누면서 이 대표에게도 뜻이 전달되도록 했다”면서 “제 자신의 결정이지, 누구의 권유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자신의 불출마 선언이 당내 중진 의원들에 대한 ‘용퇴론’에 영향을 미칠 전망에 대해 “선수가 출마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치도 청년의 패기, 장년의 추진력, 노장의 경륜과 지혜가 함께 어우러지는 노·장·청의 결합이 가능할 때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공천 룰을) 어느 정도 비율로 할 것인가 문제는 시대 상황에 따라 조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날 여야 모두를 향한 애정 어린 쓴소리도 냈다. 그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승리가 민주당이 잘해서 한 것인지, 반사이익인지 냉철한 판단을 하고 빨리 잊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핵심이 무엇인지 접근하는 게 바른 순서”라며 “다만 여당에서 최근 변화의 움직임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박 의원은 앞으로 21대 국회의원으로서 임기를 마치고 재야로 돌아가 국가와 지역을 위한 소임을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언제 어디에 있던지 국가와 대전에 대한 헌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관계를 오래 다뤄 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중국과 한반도 등 동북아 정세에 더 깊이 연구·분석하고 기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총선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 가능성에 대해 “개혁 진영의 의회 진출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제 역할을)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