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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억 중 2억" 나눔의집, 후원금 2.3%만 피해자 시설에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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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락 기자I 2020.08.11 11:15:25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폭로가 나와 파문을 일으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 나눔의 집(경기 광주)이 조사 결과 후원금 88억원 가운데 2억원만을 할머니들 양로시설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기춘 나눔의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1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앞서 나온 고발 내용대로 나눔의집이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모집하면서도 상당 금액을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용하지 않고 토지 구입 등에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뉴시스
송 단장은 “나눔의 집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할머니들 후원금 홍보를 하고 여러 기관에도 후원 요청 공문을 발송해 지난 5년간 약 88억원의 후원금을 모집했다”며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나눔의 집 법인이나 시설은 기부금품법에 의한 모집등록을 하지 않아 후원금 액수와 사용 내용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고 등록청의 업무 검사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00만원 이상 기부 금품을 모집하려는 사람은 등록청(10억원 초과인 경우 행정안전부)에 등록을 해야한다.

후원금도 나눔의 집 시설이 아닌 운영법인 계좌에 입금됐으며 후원금 88억원 가운데 나눔의집 양로시설로 보낸 금액(시설 전출금)은 2.3%에 해당하는 2억원 밖에 되지 않았다. 이마저도 대부분 할머니들을 위해 직접 쓴 경비가 아닌 시설 운영 간접경비로 지출됐다.

이에 반해 운영법인이 재산조성비로 사용한 후원금은 26억여원이나 됐다. 재산조성비는 토지매입, 생활관 증축공사, 유물전시관 및 추모관 신축비, 추모공원 조성비 등으로 사용됐다.

나머지 후원금은 국제평화인권센터, 요양원 건립 등을 위해 비축한 것으로 추산된다.

조사 결과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 부당행위가 나온 것도 적발됐다. 나눔의 집은 법인 정관상 이사의 제척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사 후보자가 자신을 이사로 선임하는 과정에 참여해 이사로 의결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열린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 3명이 자신들의 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 의결에 참여했는데, 이들을 제외하면 개의정족수가 미달하는데도 회의가 그대로 진행되기도 했다.

할머니들에 대한 정서적 학대 정황도 나왔다. 간병인이 “할머니 갖다 버린다”, “혼나봐야 한다” 등 언어폭력을 가했고 의사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중증환자 할머니에게 이같은 폭언이 집중됐다는 것이 송 단장 설명이다.

이밖에 입·퇴소자 명단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할머니들의 그림, 사진, 응원 편지 등 소지품도 포댓자루나 비닐에 넣어 건물 베란다에 방치하는 등 관리가 부실했다.

이 가운데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된 자료도 있었는데, 제1역사관에 전시 중인 원본 기록물은 습도 조절이 안돼 훼손이 진행됐고 제2역사관은 바닥공사가 부실해 바닥면이 떨어져 일어나는 등 안전 문제도 나왔다.

경기도는 민관합동조사단으로부터 최종 조사 결과를 받아 검토한 뒤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관계법령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나눔의집은 대한불교조계종이 1992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5명이 현재 생활 중이다. 이들 평균 연령은 95세다. 올해 이곳에서 일하던 활동가 등이 내부 운영 문제를 폭로해 크게 논란이 됐고 결국 민관합동조사단이 꾸려져 조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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