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계엄은 해프닝”…손석희 “웃으며 할 얘기 아닌데”

권혜미 기자I 2025.01.30 18:43:33

29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
‘비상계엄’ 두고 홍준표·유시민 토론
“내란죄 아니다”vs“대한민국 질서 무시”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어설픈 해프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손석희 앵커에게 “웃으면서 할 이야기는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변하는 정치 상황’을 주제로 보수 진영 토론자 홍준표 대구시장과 진보 진영 토론자 유시민 작가가 출연했다.

사진=MBC 캡처
토론에 앞서 MBC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비상계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의에 응답자의 58%는 ‘위헌적인 중대 범죄’라고 답했고 39%는 ‘합헌적인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답했다.

이날 홍 시장은 “계엄이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야당의 예산 삭감과 연이은 탄핵 등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한 절박한 사정을 더 많은 국민들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홍 시장은 “(이번 비상계엄 때) 탱크를 동원해 관공서를 막았나? 그냥 군인들이 나와서 하는 시늉만 했고 2시간 만에 끝났다. 그건 폭동이 아니다”라고 깅조했다. 그러면서 “폭동 행위 자체가 없었기에 내란죄가 안 된다”며 “꼭 성립 여부를 판단하려면 직권 남용죄”라고 말했다.

반면 유 작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법 질서를 다 무시했다. 조폭 보스도 이렇게는 안 한다”면서 윤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과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경찰청장과 간부들이 윤 대통령을 구속기소해 재판에 회부했다고 지적했다. 유 작가는 “그 모든 걸 거부하고 나만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사진=MBC 캡처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이 진심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엄을 방송사에서 생중계했다. 계엄을 생중계하는 나라가 어딨냐”고 말했다. 또 홍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 표결에 찬성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반란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에 유 작가는 비상계엄은 어설픈 일이 아니었다며 계엄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기상 상황으로 인해 헬기 진입이 지체된 점 ▲시민들이 국회로 와서 사태를 막은 점 ▲수방사와 협조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점 등을 언급했다. 유 작가는 “운이 따르지 않아서 실패한 것이다. 만약 성공했으면 이 토론은 없다. 시장님도 어떻게 됐을지 모르고 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계엄을 해도 저렇게 어설프게 할까?’싶어서 나는 ‘해프닝’으로 봤다. 오죽 답답하면 저런 해프닝이라도 해서 국민에게 알리려고 했을까”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이에 손 앵커는 “이렇게 웃으면서 할 이야기는 아닌데”라며 지적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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