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감히 날 속여?"…올트먼과 6년 갈등 부활

이소현 기자I 2024.08.06 14:25:07

머스크, '챗GPT' 오픈AI 또 소송
머스크, 두 달 전 취하했다가 다시 제기
"올트먼의 배신·속임수, 셰익스피어 수준"
"오픈AI와 MS 거래 부당…무효" 주장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의 CEO와의 6년 묵은 갈등이 부활했다. 머스크는 ‘챗GPT’ 개발사 오픈AI 설립 당시 올트먼이 비영리 단체로 믿도록 속였다며, 소송을 취하한 지 2개월 만에 다시 제기했다.

2015년 10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혁신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한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당시 와이컴비네이터 회장이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오픈AI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공개된 소장에서 머스크는 자신이 2015년 오픈AI 설립에 참여할 당시 비영리 단체라고 인지해 투자했지만, 샘 올트먼과 그레그 브록먼 등 공동 설립자들 등이 영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을 “조종하고 속였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창립 당시 자신이 올트먼과 브록먼의 제안으로 “인류의 이익”을 위한 AI 기술 개발 비영리 연구소를 만들기로 했으며, 이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전 세계와 공유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비영리 구조가 주주 가치가 아닌 인류의 이익을 위해 중립성을 보장하고 안전과 개방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그러나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올트먼의 오랜 사기를 위한 허울뿐인 자선 활동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올트먼과 그의 공범들에게 배신당했다”며 “배신과 속임수는 셰익스피어의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머스크 측은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맺어 불투명한 영리 추구 회사가 됐으며, 이를 통해 올트먼 등이 부당하게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원에 머스크가 오픈AI에 기여한 자산의 가치를 확인하고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에 허용한 라이선스를 무효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창립에 참여했으며, 오랜 권력 다툼 끝에 2018년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이후 다른 투자처를 찾아야 했던 올트먼은 MS로부터 약 130억달러(약 17조8000억원)를 투자를 유치했다.

머스크 측은 이번 소송을 제기하면서 배심원 재판을 요청했다. 머스크 변호인 측인 마크 토베로프는 성명에서 “훨씬 더 강력한 소송이 될 것”이라며 “피고들이 머스크와 대중에게 의도적으로 허위 진술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 부당하게 얻은 이득을 박탈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3월 오픈AI와 올트먼을 상대로 비슷한 내용의 소송을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제기했다가 지난 6월 재판 시작을 하루 앞두고 취하했다. 당시 머스크 측은 소송을 취하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소송을 다시 제기한 배경도 알려지지 않았다.

오픈AI 측은 2개월 만에 소송 제기와 관련해 “철회된 머스크의 초기 법적 제소에서 밝혔듯이 머스크의 이전 메일이 계속 스스로를 대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픈AI 측은 머스크가 처음 소송을 제기한 뒤인 지난 3월 과거 머스크가 보냈던 이메일 등을 공개하면서 머스크가 2017년 영리 기업이 되려는 오픈AI의 계획을 지지하고 수십억 달러를 모금할 것을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오픈AI의 챗GPT 출시 후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열풍이 불자 머스크는 이 챗봇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진실을 추구하는 AI를 개발한다는 명분으로 AI 스타트업 xAI를 지난해 7월 설립했다. 최신 자금 조달 라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약 800억 달러, 머스크의 xAI는 240억 달러 가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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