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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이사에 ‘발칵’…안산 선부동 주민 “몸으로 막겠다”

이종일 기자I 2022.11.23 13:41:12

조씨 28일 와동 월셋집 계약만료, 이사 예정
조씨 아내 선부동 월셋집 임대차계약 체결
선부동 주민 "조두순, 다른 데로 떠나라" 반발
"끝까지 이사하면 주민들 집단행동 벌일 것"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2020년 12월12일 경기 안산 단원구 와동 거주지 앞에 도착해 관용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안산=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안산 선부동으로 이사하게 된다면 물리적으로라도 막겠습니다.”

경기 안산 단원구 선부동에서 재건축조합장을 맡은 김모씨(50대)는 23일 조두순(70)의 이사 소식을 듣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20년 12월 출소한 조씨는 2년 남짓 단원구 와동 월셋집에서 살다가 오는 28일 계약 만료로 3㎞ 떨어진 선부동 월셋집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조씨의 아내는 이달 17일 선부동 다가구주택 집주인과의 임대차계약을 완료했다.

◇선부동 주민 불안 “아이들 안전 어쩔건가”

김 조합장은 “조두순이 선부동으로 이사하면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된다”며 “아동 대상 성범죄가 일어날 수 있고 성인 여성도 불안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조두순은 와동에 계속 살던가 아니면 이번에 안산 밖 타 지역으로 떠나야 한다”며 “선부동에 끝까지 온다면 몸으로 막고 집단행동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조합측은 조씨 아내 명의로 된 선부동 주택 월세 계약을 집주인이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주인이 조씨측에 줄 위약금이 필요하면 조합이 내줄 수 있다고 김 조합장은 설명했다.

조씨의 이사 소식에 선부동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조씨가 이사할 집 주변 300여m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어 학부모의 우려가 크다. 선부동 재건축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해당 조합에 “조두순이 이사 오는 게 맞느냐”며 문의전화를 잇따라 하고 있다.

선부동 주민 윤모씨(40대·여)는 “여자 초등학생 2명을 키우고 있는데 조두순의 이사 소식에 화가 난다”며 “동네 이미지가 낙후되고 조두순 동네로 낙인이 찍힐까 두렵다”고 말했다.

◇주민들, 안산시 대책 ‘무용지물’ 주장

안산시는 조씨의 이사에 대비해 순찰초소 이전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선부동 주민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시는 기존 와동 순찰초소 2개소를 선부동으로 옮기고 태권도와 유도 유단자인 청원경찰 9명을 3개 조로 나눠 선부동 일대를 24시간 순찰할 예정이다. 안산시자율방범대와 로보캅순찰대는 각각 주간·야간에 조씨가 이주할 선부동 거주지와 학교 주변을 순찰한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탑승한 관용차가 2020년 12월12일 오전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에서 나오자 한 시민이 차량에 올라가 발로 밟고 뛰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안산시는 조씨가 이사할 집 주변에 방범용 CCTV 설치를 추가하고 조씨의 움직임을 24시간 모니터링해 법무부, 경찰과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하지만 선부동 주민 이모씨(40대)는 “안산시 대책은 조두순이 와동에 살면서 이미 다 한 것이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을 추진해도 조두순이 사는 동네의 이미지를 밝게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두순이 선부동으로 이사하지 못하게 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2008년 12월 안산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됐고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2020년 12월12일 출소했다. 조씨가 살고 있는 와동 다가구주택 건물주는 최근 계약기간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재계약하지 않고 계약 당사자인 조씨 아내에게 퇴거를 요청했다. 조씨 아내는 이달 초 단원구 고잔동으로 이사하려고 주택 건물주와 임대차계약을 했으나 뒤늦게 남편이 조씨라는 것이 알려져 계약이 취소됐다.

안산시 관계자는 “조씨의 이사는 와동 주민과 선부동 주민에게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시가 이사를 가야 한다, 말아야 한다라며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하면 선부동의 범죄예방 사업을 강화하겠”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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